황 후보는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불린다. 검사 재직 시절에도 ‘공안 검사’였던 만큼 ‘공안 총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사회적 통합이라는 기치에 걸 맞는 인물인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다. 황 후보의 생각을 잘 나타낸 일화 중 하나는 부산고검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1년 부산에 있는 한 교회의 강연에서다. 황 후보는 이 자리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인사 지명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김대중씨는 계속 재야활동을 했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조사받고 검찰에서도 조사받았다”며 “이런 분이 딱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소위 ‘공안통’으로 이름나 있는 검사들은 전부 좌천됐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검찰에 의해 구속까지 됐던 분”이라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 공안부에 오래 있던 사람들에 대해 또 곱지가 않겠지요”라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서울중앙지검 1, 2, 3차장 중 자신만 유일하게 검사장 승진에 탈락했을 때, 자신이 ‘공안 검사’ 출신이었기 때문이라고 여긴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박근혜 정부 6번째 총리로 지목된 황교안 후보가 청문회를 통과,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사진: 법무부 홈페이지)

공안 검사로 '훨훨'
특히 지난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황교안 후보자는 삼성X파일 사건을 맡게 된다. 삼성X파일 사건은 국가안전기획부가 도청한 자료를 바탕으로 삼성과 정치권·검찰 쪽의 유착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조선일보를 필두로 도청 자료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MBC 이상호 기자는 삼성X파일에 대해 자세히 보도하게 된다. 김연광 <월간조선> 편집장은 <월간조선> 9월호에 녹취록 전문을 싣고, 노회찬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소위 말하는 ‘떡값 검사’의 실명을 밝혔다. 이 때 황 후보자는 이건희 회장을 서면 조사해 사건을 마무리 짓는 등 삼성 쪽 인사는 무혐의 처분한다. 반면, 이상호 기자, 김연광 편집장, 노회찬 의원 등은 모두 불구속 기소한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던 황 후보자에 의해 기소된 이 세 명은 모두 재판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법정형을 선고 받아 이상호 기자는 MBC에서 해직, 노회찬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황 후보는 ‘국가정보원의 대통령 선거 개입 사건’에도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팀에서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와 공직선거법 적용을 주장했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받아들이지 않고, 불구속 기소하도록 이끈다. 이에 대해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전 수사팀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을 적용하는 문제로 법무부를 설득하는 데 2주 이상 걸리는 등 수사 방해만 받았다”고 폭로했다. 또, 윤 전 팀장은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던 것이 황교안 장관과 관련 있다고 보는야”는 질문에 “(황 장관이) 무관하지 않다”고 증언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사건 개입 의혹을 뒷받침했다.

황 후보는 법무부 장관이 된 이후에도 공안 신념은 확고했다. ‘공안 몰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통합진보당 해산을 입안하고 주도하며 ‘공안통’으로서의 면모를 과감히 드러낸다.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주도해 2014년 12월 19일 통합진보당은 해산된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을 근거로 헌정 사상 최초로 정당이 해산하게 된 것. 이 과정에서 황 후보는 청구인 대표로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나서서 직접 변론을 하며,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와 날 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헌정 사상 최초 정당 해산’이라는 유례없는 사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이다.

변호사 1건 수임에 17여 억원
이러한 황 후보자의 개인 문제도 도덕적인 논란거리다. 우선 황 후보는 군 면제자다. 황 후보는 지난 1977년부터 1979년까지는 대학에 재학 중이라는 이유로 징병검사를 연기했다. 그리고 1980년, 징병 검사를 받게 되는데, 면제 판정을 받게 된다. ‘만성담마진’이라는 피부 질환이 면제 사유다. 2013년, ‘황교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만성담마진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사람이 10년 동안 365만 명 중 4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만큼 ‘만성담마진’은 희귀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담마진’은 완치가 되기까지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질환이다. 그런데 황 후보는 군 면제를 받은 이듬해인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이렇게 황 후보가 군 면제를 받자마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의 군 면제 사유가 사실인지에 대한 의혹은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 황 후보는 질병치료를 위해 6개월여 동안 치료에 몰두했다고 법무부 장관 후보 시절 청문회에서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그 긴 시간동안 치료를 위해 병원을 왕래하며 사법시험을 준비, 당당히 합격한 것에 대해 신뢰성에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황 후보는 변호사 수임료 과정에서 많은 의혹에 시달린다.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활동한 17개월 동안 17여억 원을 받은 것을 놓고 전관예우 논란을 일으켰다. 이 논란은 황 후보가 법무부 장관 후보시절 청문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바 있다. 한 달에 1억여 원의 수익을 올린 셈인데, 17개월 동안 황 후보가 수임한 사건은 단 1건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는 “전관예우로 받은 돈이 아니라”며 “봉사활동과 사회에 기부할 것”이라며 문제를 피해갔다. 그러나 기부 약속 후 2년간 기부한 금액은 17억의 수임료 중 1억 3천만 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장관으로 부임한 2013년에 기부한 법정기부금은 1억 110만여 원, 지정기부금은 1,568만여 원이다. 2014년에는 법정기부금 305만여 원과 지정기부금 1,036만여 원을 냈다. 2년간 기부한 금액이 수임료의 10%도 안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황 후보는 또 다시 “청문회에서 말 하겠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황 후보는 개인 재산 부분에서도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우선 황 후보자의 부인인 최씨의 금융자산을 살펴보면, 최근 6년간 6억 이상이 늘었는데, 이에 대해 재산신고 누락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산 증식과정이 불투명하다는 것. 또, 황 후보자의 딸인 황성희씨는 결혼 이틀 전, 남편인 조종민 검사에게서 ‘차용증’을 받았다. 여기에는 3월 달에 1억여원을 빌려줬다는 내용이 적혀있는데, 곧 부부가 될 사이에 ‘차용증’을 주고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복잡한 증여와 차용의 과정을 거친 데에는 사위에게 직접 돈을 주게 되면, 세금이 크게 늘기 때문에 세금을 아끼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황 후보는 개인 재산뿐만 아니라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용한 업무추진비에서도 논란이다. 황 후보자가 1분기 동안 사용한 업무추진비를 살펴보면, 그 중 70%가 48만~49만원이다. 이에 대해서는 업무추진비가 50만 원 이상 되면 동석자를 적어내야 하는 정부의 지침을 피하려는 꼼수를 썼다는 의혹이 있다. 이 편법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사용했다가 2008년 국정감사 때 질타를 받았던 행태다. 황 후보자의 이러한 행보가 박근혜 정부의 실제적인 방패로서 제격이라는 평가다. 황 후보는 모든 사안에 대해 박근혜 정권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런 황 후보의 태도를 잘 보여준 예가 세월호 사건이다. 세월호 사고에서 구조에 실패한 해경 123정장에게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황 후보는 “법리 검토를 더 해오라”며 검찰의 요청을 거부했다. 선사 쪽에 책임이 있음을 시사하면서, 정부의 구조 실패 책임론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했다는 의혹이다.

공안 검사로 알려진 황교안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평가는 크게 엇 갈린다.(사진: 법무부 홈페이지)

정권 감싸기 의혹
이러한 황 후보의 ‘정권 감싸기’의 가장 최근 행보는 바로 ‘성완종 리스트’ 수사 ‘물타기’라는 지적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은 대부분 여당 쪽 인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여당과 박 정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황 후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계좌 추적이나 통화내역 추적 등을 해야 할 텐데, 거기에 8명만 이름이 나오겠느냐. 수사를 하다 보면 저절로 여러 분을 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해 마치 ‘성완종 리스트’에 야당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듯 한 뉘앙스를 풍겼다. 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2007년 사면된 바 있는데, 마치 ‘노무현 정부에서 성완종 전 회장에게 돈을 받고 사면을 해준 것’이라는 식으로 ‘물타기’를 시도해 사건의 본질을 흐렸다. 이렇게 황 후보는 정권과 여당에 불리한 사건이 생길 때마다 본질을 흐리고, 검찰 수사가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흐름을 바꿔 정권의 호위 무사가 되는 것을 자처했다.

황교안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지명한 6번째 총리 후보자다.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제42대 대한민국 국무총리로 재직한 정홍원 전 총리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총리 역할을 해 낸 인물이 없었다. ‘김용준·안대희·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들은 청문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이완구 전 총리는 온갖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문회는 통과했지만, 곧 ‘성완종 리스트’에 휘말리며 재임 기간 65일의 역대 ‘최단기간 총리’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렇게 총리도 제대로 임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박근혜 정권의 권력누수 현상은 점점 더 본격화되고 있다. 황 후보는 총리 후보로 지명된 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이루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공안검사 벗고, 민생 총리 될까?
경제와 민생 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황 후보자가 다짐대로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이루고, 또, ‘공안 정치’로 회귀할 것이라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