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장중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4·13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단과 함께 김종인 대표가 스스로 비례 2번에 자리하며 셀프공천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김종인 셀프공천 논란

더민주가 지난 20일 발표한 비례대표 공천안을 살펴보면 그룹 A에는 김성수 대변인를 비롯해 김종인 대표, 김숙희 서울시의사회 회장, 문미옥 전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 박경미 홍익대 교수,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양정숙 변호사, 이용득 비대위원, 조희금 대구대 교수, 최운열 서강대 교수가 올랐다.

이어 그룹 B에는 송옥주 당 정책실장, 심기준 전 강원지사 정무특보, 이덕환 서강대 교수, 이수진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위원장,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이재서 총신대 교수, 이재정 미변 사무차장, 이철희 당 뉴파티 위원장, 정은혜 전 민주통합당 부대변인, 정춘숙 전 한국여성의전화 대표가 올랐다.

김종인 대표가 스스로 비례 2번에 자리하며 셀프공천 논란에 휩싸였다(사진:더민주 홈페이지)

애초 정당의 비례후보 상위 순번은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는다. 그래서 청년, 장애인, 노동자, 농어민, 여성 등 사회의 약자를 대변하는 소수자를 상위에 배치해 왔다.

그러나 이번 더민주의 비례 후보 명단은 김종인 대표가 2번에 자리하는 것도 모자라 도덕성에 위배가 되는 인물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당 안팍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비례대표 1번으로 오른 박경미 홍익대 교수는 지난 2004년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의혹을 받았었고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대선 때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의 안보 정책에 대해 종북좌파 정책이라며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당안팍 비판여론이 심상치 않다

더민주 김광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오늘 김종인대표의 셀프전략공천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며 “당을 대표하는 지도자라면 17번정도를 선언하고 총선승리를 통해 최소 이정도까지는 될수 있게 힘써 나가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지도자의 모습이라 생각하는데 어떻게 자신을 2번으로 전략공천할 수가 있을까”라 반문했다.

이어 “청년비례문제는 청년몫을 해주고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당규나 시행세칙이 아닌 우리당의 "당헌" 105조 2항에 명시되어있는 것”이라며 “국민과의 약속이고 당헌을 통해 당원과 약속한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마포을에서 공천 배제 된바있는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비례대표는 총선 대선때 표에 도움이 되어야 하고 정체성에도 부합하는 것이 기본이고 상식이다”라며 “그러나 오늘 발표된 명단은 기본도 없고 상식도 없고 동감도 없고 감동도 없고 심지어 염치도 없다”며 좌절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추천, 기본상식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음을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대표는 김 대표의 셀프 공천과 관련해 “그럴줄 알았다”며 “비례대표의 취지와는 어긋나는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김종인 흔들리지 않는다

김 대표는 21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 불참하고 같은 날 오후에 있을 비례대표 명부 확정을 위해 소집되는 중앙위원회 회의에도 불참할 것을 알렸다. 비례대표안 발표 후 당 안팍의 비난이 거세지자 모든 당무를 거부하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20일 국회 위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의 김종인 대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사진:더민주 홈페이지)

그러면서 김 대표는 “비례 2번이든 14번이든 무슨 차이가 있냐”며 “사람을 데려다가 이렇게 대접하는 정당에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자신의 셀프 공천 논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는 또 “중앙위가 당헌대로 권한을 행사하려고 한다며 행사하라. 비례 명단을 뒤집어서 뜻대로 다시 비례 명단을 정하고 선거를 책임을 져라”라고 말하며 “비례대표 2번한 것을 가지고 큰 욕심이 있어서 한 것처럼 이렇게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독하면 나도 못 참는다”고 말하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21일 오후 더민주 원혜영, 이석현, 정세균, 추미애 등 중진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가지 논란으로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못할 후보자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 당헌에 명시된대로 소수계층과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며 비례대표 재검토를 촉구했다.

또한 더민주 을지로위원과 사무직당직자노조도 차례로 성명서를 통해 비례 후보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