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약 소주' 사건이 발생한 경북 청송군 현동면 (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경북 청송 ‘농약 소주’ 사건이 벌어진 마을에서 70대 마을 주민이 고독성 농약을 마시고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청송경찰서는 지난 달 31일 숨진 이 마을 주민 A(74)씨가 경찰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음독한 이유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달 31일 오전 8시께, 경북 청송군 현동면 자신이 관리하는 축사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발견 당시 A씨 주변에는 음료수가 있었고 여기서 20여 일 전인 지난 달 9일 벌어진 ‘농약 소주’ 사건에 이용된 것과 같은 종류의 고독성 농약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고 A씨의 집에서 반 정도 사용한 농약병이 발견된 점을 미뤄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은 A씨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던 날로, 경찰은 그가 범인이었다면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고 음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경찰은 ‘농약 소주’ 사건 이후 피해자와 갈등이 있을 만한 마을 주민을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해왔으며, 평소 A씨의 아내가 자주 마을회관에 드나들어 A씨 역시 조사 대상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A씨의 아내는 자주 마을회관에서 화투놀이를 즐겨했으며 ‘농약 소주’ 사망 사건이 발생한 날에도 마을회관에서 화투놀이를 한 것으로 확인돼 앞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았다.

또한 A씨는 평소 아내가 마을회관에서 화투놀이를 하는 것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져 그가 아내에게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와 관련한 증거 등은 전혀 없는 상태다.

아울러 A씨의 유족들 역시 A씨가 음독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진술하고 있어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먼저 음독해 숨진 마을 주민 A씨의 음독 이유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한편, A씨가 다른 이유로 음독했다면 범인이 따로 있는 만큼 기존에 해오던 수사도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