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위한 본격적인 공천 작업 준비

더불어민주당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현역 의원 중 20%를 컷오프 하는 룰을 정비했다. 더민주는 19일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해 11월 18일 소속 의원 127명(지역구 106명, 비례 21명)을 기준으로, 현역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키로 결정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있다.(사진:더민주 홈페이지)

이 경우 컷오프 되는 하위 20% 의원은 지역구 21명, 비례 4명 등 총 25명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탈당자나 불출마자를 컷오프 대상에 자동 포함되도록 한 문재인 전 대표 시절의 방식이 변경됐다. 지역구 의원 중 탈당자가 10명이 발생했다면 실제로 평가 결과의 적용을 받아 컷오프 되는 의원 수는 21명에서 10명을 뺀 11명이라는 것이 전임 지도부의 결론이었다.

그러나 새로 바뀐 '김종인 지도부'는 탈당자나 불출마자를 컷오프 수에 포함시키지 않고,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은 전원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김 대변인은 지역구 원천배제 대상인 하위평가자 21명 가운데 5명이 이미 탈당하고 없다면 그들을 뺀 16명이 공천에서 배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잔류 의원 가운데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들의 공천 탈락이 불가피하다는 것.

안심번호를 활용한 경선 방식도 변경했다. 문 전 대표 시절의 경선방식은 경선에 참여할 선거인단인 국민공천단을 꾸린 뒤 현장투표와 전화투표를 병행하는 것이었지만 이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과다하다고 판단해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역구별로 안심번호가 확보되면 자동응답기(ARS)를 이용해 전화를 건 뒤 지지후보를 묻는 방식의 사실상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중진 의원들도 물갈이된 ‘1차 컷오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희상·신계륜·유인태 의원 등 현역 의원 10명을 공천배제 한다고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4일 현역의원 평가에서 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5선의 문희상 의원 등 하위 20%에 포함된 10명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 결정으로 현역의원 108명 중 불출마자 3명을 포함해 모두 13명의 물갈이가 이뤄졌다. 이날 컷오프에 포함된 의원은 지역구 의원 6명과 비례대표 4명이다.

▲문희상 의원이 1차 공천 배제 대상자가 됐다.(사진:더민주 홈페이지)

지역구 의원으로는 5선의 문희상 의원, 4선의 신계륜 의원, 3선의 노영민 유인태 의원, 초선의 송호창·전정희 의원이며, 비례대표 의원은 김현·백군기·임수경·홍의락 의원이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작년 11월 18일 기준 현역 의원 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 결과를 토대로 하위 20%의 원천배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기준일 시점으로 컷오프 숫자는 지역구 21명, 비례대표 4명 등 모두 25명이지만 기준일 이후 탈당사태가 발생하고 불출마 선언이 이어져 10명으로 줄어들었다. 문재인·김성곤·최재성 의원 등 3명은 평가에 필요한 여론조사 실시 전에 불출마를 선언해 여론조사 미 실시에 따라 자동으로 하위 20%로 분류된 만큼 이날 발표된 10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홍 위원장은 이들은 평가 결과와 무관한 분들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교체대상이 된 분들이 여전히 당의 소중한 인적 자산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그 분들이 잠시 휴식하고 재충전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향후 3선 이상 중진 50%, 초재선 30%를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한 뒤 공관위원 찬반투표를 통해 추가로 공천 배제자를 가려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친노도 예외없다...‘2차 컷오프’

그리고 오늘 10일, 더민주는 정청래·윤후덕 등 현역의원 5명을 탈락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노로 분류돼 온 서울 마포을의 재선인 정청래 의원을 포함해 현역 의원 5명을 공천 배제했다. 지난달 24일 현역평가 하위 20%에 해당하는 10명을 탈락시킨 데 이은 2차 컷오프다.

김종인표 '현역 물갈이'가 본격화된 것으로 이날 5명의 공천탈락자가 추가됨에 따라 지금까지 교체 확정 의원은 현역평가 20% 컷오프 탈락자 10명과 불출마자 5명을 포함, 총 20명이 됐다. 20% 컷오프 탈락자 발표일인 지난달 24일 기준(재적 108명)으로 18.5%의 물갈이가 이뤄졌다. 또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를 필두로 한 분당 사태 전 의석수 127석을 기준으로 하면 모두 40명이 더민주를 떠나거나 공천에서 탈락해 31.5%의 현역 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더민주 홈페이지)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날 공개한 공천결과, 탈락한 현역 의원은 정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최규성(전북 김제·부안), 초선의 윤후덕(경기 파주갑), 부좌현(경기 안산 단원을), 강동원(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이다.

컷오프에 반발하는 더민주 의원들

그러나 이러한 더민주의 컷오프 방식에 대해 수긍하는 반응 보다는 반발하는 반응이 훨씬 크다. 컷오프 통보를 받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당이 어려울 때 2번이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에 대해서는 매우 의외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수학적 수치로만 계산해서 공천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는 의미다.

▲정청래 의원이 2차 컷오프 대상자로 선정됐다.(사진:정청래 sns)

또 2차 컷오프에서 가장 의외의 대상으로 꼽히는 이가 바로 정청래 의원이다.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 소식이 전해지자 같은 당 김광진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은 재심을 통해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그간 정청래 의원의 의정활동과 정부를 향한 포격은 용기 그 자체였다며, 멀리 있는 산토끼 말고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집토끼를 더 사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민희 의원 또한 당 최전방 대여공격수 정청래 의원 컷오프, 국민과 함께 재고를 요청한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징계까지 받았다고 정청래 의원을 감싸고 나섰다. 정 의원과 가까운 정봉주 전 의원 역시 정청래 컷오프 철회와 정청래 구명을 위한 무기한 필리버스터에 돌입하자며 이날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더민주 당사 앞으로 모이자는 글을 게재했다.

더민주 홈페이지는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에 항의하는 접속이 폭주하면서 일시적으로 접속 장애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전국 시도당 사무실에도 정 의원의 공천탈락에 항의하며 탈당을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공정하고 올바른 공천을 위해 시작된 작업인 컷오프 제도. 그러나 이를 공평하다고 평가하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그 후폭풍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후폭풍을 잠재우고, 온전한 공천을 완성해 낼 수 있을 것인지 국민 모두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