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한 CJ 이재현 회장 사건을 대법원이 파기환송했다. (방송 캡쳐)

[미디어세상=박희준 기자]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해 대법원은 배임 혐의에 가중처벌 조항 적용을 할 수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0일 이재현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고 이와 같이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이 회장이 일본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회사 측에 연대보증을 세웠지만 이에 대한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아닌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주 채무자인 팬제팬이 연대보증을 설 당시 변제능력을 전부 상실한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출금 전액을 배임액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연대보증 당시를 기준으로 팬제팬이 매입한 빌딩의 실제가치, 대출조건, 임대료 수입 등에 비춰볼 때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득액이 5억원 혹는 50억원 이상이어야 하는 특경가법 대신 형법상 배임죄나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대법원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냄에 따라 건강 문제로 오는 11월 21일까지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은 이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국내비자금 3600여억원, 해외비자금 2600여억원 등의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면서 546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719억원 상당의 국내외 법인자산을 빼돌림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으며 1심에서 횡령 719억원, 배임 363억원, 조세포탈 260억원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어 2심에서 일부 유무죄 판단을 다시 해 조세포탈 251억원, 횡령 115억원, 배임 309억원을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3년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아울러 이 회장은 1심 재판 중이던 2013년 8월 신장이식수술을 위해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고, 이후 불구속 상태로 치료를 받으며 재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