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랜드마크인 두오모성당에 한국인 3명이 날린 드론(카메라 장착 무인기)이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밀라노 엑스포 기간중 자사 브랜드 홍보 영상을 찍던 CJ그룹계열의 CJ E&M 직원들로 밝혀졌다. 드론은 성당의 가장 높은 첨탑위 금빛 마리아상을 지지하던 케이블선에 충돌해 떨어졌고 다행히 피해는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세계적 문화유산위에서 드론을 날린 몰상식함에 충격을 주고 있다.

밀라노 ‘두오모성당’은 어떤 건축물인가

밀라노 두오모성당 <출처:네이버사전>

밀라노 두오모성당은 세계에서 5번째로 큰 성당이다. 완공까지 60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브라만테, 나폴레옹 등 역사적인 인물들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밀라노의 대표 아이콘며 고딕양식의 건축물 중 세계 최고의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다.

성당의 높이는 157m, 너비는 93m로 그 웅장함에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135개의 첨탑과 2245개의 성인들의 조각이 둘레에 장식되어 있다. 135개의 첨탑 중 가장 높은 탑엔 도시를 수호하는 황금마리아상이 있다.

성당 내부는 기베르티의 창문과 가티의 모자이크, 도나텔로의<비참한 막달레나 성>등이 있어 화려하고 천장의 미켈란젤로<최후의 심판>을 주제로 한 프레스코화로 웅장함을 더했다. 성당 외형은 전체가 흰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밤에 조명을 받으면 낮과는 다른 느낌으로 하얗게 빛난다.

흔히 패션의 도시로 알려진 밀라노지만 실제 밀라노를 방문한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로 꼽는 대표적인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때문에 밀라노 시민들은 이번 사고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밀라노 엑스포 참가중 이런 사고는 행사자체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국제적 망신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드론’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가

밀라노 상공을 막무가내로 날아다닌 ‘드론’사고는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의 한식 메뉴를 독점공급하는 CJ계열사의 ‘비비고’브랜드 홍보영상 촬영이 발단이었다.

애초에 촬영이 금지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CJ측은 기업 브랜드 홍보영상 촬영을 강행했고 사고후, “현지 촬영 허가가 안 났는데 현지 당담자가 좋은 영상을 담기 위해 욕심을 부린 것 같다”는 해명을 뒤늦게 내놨다.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참가했다는 사명감은 사라진채 기업의 이미지만을 위해 욕심을 부려 나라 이미지를 실추 시킨 CJ의 행태를 보는 우리는 답답하기만 하다.

카메라가 달린 촬영용 드론<출처:Don McCullough>

드론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법규나 규제 방안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드론이 보편화된 해외에서는 드론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규제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

드론을 군사용으로 인식하는 미국은 가장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드론은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특별한 심사를 통과해야만 허가를 내준다. 조종사의 면허제도까지 도입했고 소형드론은 육안으로 보이는 범위 내에서만 비행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도로교통법에 의해 도로에서는 드론 비행이 금지되며, 빌딩이나 주택상공의 비행은 민법상 불법행위로 간주한다. 이에 벌금을 부과 하는 규제가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

프랑스는 육안의 범위를 벗어나는 조종을 위해서는 면허를 따야한다. 면허과정이 까다롭고 인구 밀집 지역 및 비행장 주위는 비행이 금지되고 위반시 최대 1년의 금고 또는 벌금이 부과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드론을 규제하는 법이 없어 기존 항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드론 비행허가 신청도 서울 전역은 수도방위사령부, 서울을 벗어난 비행제한 구역의 허가는 국방부, 나머지 일반 지역은 국토교통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다.

드론을 이용한 테러나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며 안전을 우려하는 입장과 과도한 규제가 기술발전을 방해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리보다 드론이 보편화 된 각국의 선례를 조사해 유용한 드론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규제의 정비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