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김용관)는 사법부에 불만을 품고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방화를 시도한 조모(71)씨에게 11일 징역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200여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나온 전력이 있어 지하철 방화의 위험성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며 "사람이 있는 지하철에 대한 방화 범죄는 피해의 크고 작음을 떠나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 지난 5월 28일 조모(71)씨가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서 전동차에 불을 지른 흔적ⓒ뉴시스

이어 양형에 대해 "다행히 화재가 조기에 진화돼 피해가 그리 크지 않고 조씨가 만 70세가 넘는 고령인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조씨에게 징역10년을 구형한 바 있다.

조씨는 지난 5월 28일 매봉역에서 도곡역으로 향하던 지하철 3호선 전동차에서 미리 준비한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는 운영하던 유흥업소의 누수 문제로 관할 지자체와 보험회사 등을 상대로 3차례에 걸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뜻대로 배상을 받지 못하고, 소송 진행 과정에서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내외까지 이혼하게 돼, 사법부에 불만을 품어오다 범행을 계획했다.

다행스럽게도 같은 객차에 타고 있던 역무원이 신속히 화재를 진화해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조씨는 범행 직후 병원 응급실에서 소방관에게 자신의 범행 사실을 자백해 경찰서로 이송,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