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동부패키지 인수 거부로 위기에 쳐했던 동부그룹이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며 한숨 돌리는 모양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3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에서 회의를 열어 동부제철의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협의 끝에 워크아웃이 아닌 자율협약 체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 서울 상남구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에 설치된 그룹 조형물/ⓒ뉴시스

앞서 신용보증기금이 다음달 7일인 700억 원 규모의 동부제철 회사채 만기에 대해 차환지원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자율협약이 채권단 전체의 동의가 있어야 추진 가능하기에 워크아웃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고, 신보는 동부제철 회사채 700억 원 중 차환발행분 400억 원에서 240억 원을 부담해야 하므로 우선변제권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워크아웃으로 진행될 경우 채권단의 부담이 가중되므로 자율협약에 동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동부제철은 이날 중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동부제철 자율협약 신청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동부제철이 이를 산은에 전달하면, 산은은 다음달 1일 동부제철 자율협의회를 개최하고 즉시 실사 등 향후 자율협약 체결 절차에 돌입한다. 자율협약이 최종 결정되면 동부제철은 일정기간 채무상환이 유예되고 긴급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 유동성 문제로 인한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된다.

한편 동부제철에 이어 동부CNI도 위기를 모면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CNI는 당장 다음달 5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총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에 직면해 있고, 금융당국이 지난주 동부CNI의 250억 원 규모 담보부사채 발행 계획에 제동을 걸어 회사채 부도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그러나 이 또한 회사채 500억 원 중 동부CNI가 자체 자금 보유분과 IT 부문을 계열 금융사에 매각하는 방안 등을 통해 400억 원을 마련하고 산업은행이 이미 인수한 회사채 100억 원의 차환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해결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도 안산공장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는 등으로 막을 것이란 추측이 따르는 등 동부CNI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