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동부패키지 인수를 검토 중인 가운데 포스코에너지가 동양파워 인수에 뛰어들어, 동부패키지 인수 여부가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가 2일 진행된 동양파워 인수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4,000억 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입찰에는 두산중공업과 현대산업개발·현대엔지니어링·한화건설·씨스포빌 컨소시엄 등이 참가를 포기하고 포스코에너지, 삼탄·대림산업 컨소시엄, 대우건설·SK가스만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이에 동양파워 지분을 보유한 동양시멘트 등은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포스코에너지를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줄 것을 신청했다.

동양파워는 동양시멘트 삼척 폐광산 부지에 1000㎿급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운영할 수 있는 사업권을 갖고 있어, 이번 입찰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철강, 원천소재, 에너지 중심 사업구조 개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동부패키지 인수를 재고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사모펀드부(部)가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동부제철 인천공장 지분의 70~80%를 인수할 것을 타진하며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패키지 판매를 제안했으나, 포스코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실사에 나섰고 당초 지난달 16일까지였던 실사기간을 지난달 말까지 연장하는 등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산은이 동부패키지를 포스코에 강제로 떠넘기려는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고, 실사기간 연장에 대해 가격협상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보기도 했다.

또 동부발전당진의 경우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포스코의 동부패키지 인수 여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석도 뒤따랐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가 동양파워 인수전에 참가함으로써 이 또한 불투명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가 4천억 원을 입찰한 동양파워가 2,000MW급 석탄화력발전소인데 비해 1,100MW급인 동부발전당진은 동부측에서 3천억 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포스코는 화력발전소 두 곳을 비싼 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수할 이유가 없어 동부패키지 인수를 포기할 것이다.

한편 포스코가 동부패키지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인수가(價) 산정을 위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 동부패키지 인수를 앞두고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매각측에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따르고 있다.

동부그룹은 동부패키지 매각에 1조 5천억 원 이상을 희망했으나, 산은과 포스코는 9천억~1조 원 이하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동양파워와 동부패키지를 관련지어 가격협상 등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둘 다 리스크가 따르는 문제이고 (동양파워를) 가격협상용으로 여겼다면 인수가격을 높이면서까지 입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동양파워 및 동부패키지 인수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동부패키지 인수건은 이달 말까지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채재훈 기자  nuriilbo5@mediak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