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전 임원이 63빌딩 리모델링 과정에서 14여억 원의 뒷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조기룡 부장검사)는 21일 한화건설 이모(64) 고문과 삼환기업 허모(63) 대표이사, 홍모(47) 전 과장을 공사대금을 부풀려 거액을 빼돌리는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의하면 2005년 63빌딩 리모델링 공사 입찰 과정에서 당시 한화건설 재무담당 임원이던 이 고문은 허 대표에게 “한화건설은 공사를 적극수주하지 않겠다. 공사를 따게 되면 현금을 지원해달라”는 제안을 했고, 삼환기업은 1,061억여 원 규모의 공사를 낙찰받았다.

이에 삼환기업은 하청업체에 공사대금을 과다 지급하고 돌려받는 수법으로 뒷돈을 조성, 리모델링 현장소장과 삼환기업 관리과장 등을 거쳐 한화건설 회계팀장에게 전달하는 등, 2005년 12월부터 2007년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14억원을 이 고문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과 함께 한화 63시티 정모(46) 과장도 하청업체로부터 청탁을 받고 1억여 원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정 과장은 당시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 근무하면서 삼환기업 홍 과장과 함께 하청업체로부터 계약금액을 높여달라는 등의 청탁을 받고 각각 9,800만 원과 4,17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