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는 올해 예비비 114억 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26일 돼지농가의 구제역 발생 이후 현재까지 약품 구입, 장비 임대 등으로 116억 원을 사용했다.

인근 여주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42억원의 예비비를 편성했으나 구제역 관련 비용으로 19억 원을 썼으며, 경기 북부의 파주시도 53억5700만원의 예비비 가운데 36억 원을 구제역 비용으로 소모했다.


긴급하고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일정부분 나눠 써야할 예비비가 어느 새 바닥을 들어낸 것이다.

여기에 자치단체들은 가축매몰지의 식수원 오염 우려에 따른 긴급 상수도 설치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23일 현재 구제역 매몰지에 대한 상수도 공급 수요조사 결과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18개 시·군 1133개 마을 7만2135가구에 2441.7㎞의 상수관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용은 관로, 급수 공사비 등 5099억8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국고보조율에 의하면 정부가70%, 도와 시·군이 각각 15%씩 30%를 부담하게 되어있다.

따라서 이천시는 상수도 확충사업 전체 사업비 455억3100만원 가운데 국비와 도비를 제외한 15%인 68억30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시에 따르면 “예비비마저 동난 상황에서 68억 원의 예산을 추가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여주군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374억3000만원의 상수도 설치비용 중 15%인 56억1500만원의 비용을 부담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반응이다.

구제역이 소강상태라고는 하지만 방역 약품구입은 물론 매몰지 사후관리 등 앞으로 들어가야 할 예산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관계자는 “구제역이 도내에서 재정여건이 어려운 시·군을 중심으로 발생해 가축방역 및 매몰 작업만으로도 시·군 재정이 바닥난 상황으로 기존 국고보조율을 적용할 경우 해당 지자체들이 지방비 부담 여력이 없어 상수도 공급사업 추진 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 지방비 부분도 지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최호웅 기자  chu@abck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