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사임당, 마늘밭에서 부활하나     © 고해정

“5만원권이 나올 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요즘 누가 현금을 쓰나 카드 쓰지”

동대문 의류도매상가에서 의류판매상을 운영하는 강 모씨(여·37세)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이 보편화된 시점에서 고액권 발행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만원권이 발행된 것은 지난 2009년 6월, 시중에 유통되는 5만원권의 총액은 20조 1076억원이다.

발행된지 1년 9개월 만에 1만원권의 총액 20조 761억원을 추월했다. 유통비율을 비교해보면 5만원권이 전체의 47.2%, 1만원권은 47.1%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돈이 풀려나간 양에 비해 눈에 띄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다.

때문에 시중에선 5만원권이 속칭 ‘있는사람’들이 불법 상속이나 증여의 용도로 쌓아두고 있거나 기업의 비자금, 정치자금, 범죄와 연관된 검은 돈으로 사용되고 있을 것이란 말이 돈다.


실제로 마늘밭에서 발견된 110억원도 전부 5만원권이었으며, 모 재벌그룹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나온 70억 원대의 비자금과 지난 2월 여의도 백화점 물품보관소에서 발견된 불법도박 사이트 수익금 11억 원 등 모두 5만원권이었다.


경제생활의 편의를 위한다는 의도로 5만원권이 발행되었으나, 발행 당시 불법이나 뇌물 등 불법자금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논란이 현실로 나타났다.

고해정 기자  webmaster@mediak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