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으로 7일 임명됐다.

최근까지 미래전략실장을 맡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보필해온 김순택 부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현재 DS(Device Solutions) 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을 후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은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을 잇는 그룹의 ‘콘트롤타워’다.

미래전략실은 지난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전략기획실이 해체되고 2010년 출범했다.

최지성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성장시킨 삼성의 간판급 CEO(최고경영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지성 부회장은 지난 2009년말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은 후 빠른 의사 결정력과 공격적인 경영으로 TV와 휴대전화 사업을 세계 1위로 끌어올렸다.

이번 미래전략실장 교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달 유럽을 방문한 후 어떤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제2의 신경영'에 버금가는 혁신적 변화를 주문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 TV, 휴대폰 이후 그룹을 이끌 새 성장엔진을 조속히 육성해야 하는 중요 시기에 글로벌 경영감각과 빠른 판단력, 강한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을 두루 갖춘 최지성 부회장을 기용한 것은 당면한 도전과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적절한 수순이라는 얘기다.

그룹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장은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면서 관계사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신수종사업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1년 365일 단 하루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룹 전략을 총괄해온 김순택 부회장이 최근 이건희 회장의 과감한 혁신적인 주문에 다소 부담을 느끼고 적임자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계 일부에서는 최지성 신임 실장의 발탁이 이재용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지성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휴대전화, TV 사업 등 실무 현장에서 이재용 사장과 행보를 같이 해왔다"며 "이재용 사장 입장에서는 자신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물로 최 부회장을 발탁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4월 서울 서초동으로 정기 출근하면서 이재용 사장에게 현장경영을 가르치는 등 이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지성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은 물론 이재용 사장과 호흡을 맞춰와 차기 경영권 승계에 따른 미래전략실 수장에 적격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 배경에는 최근 CJ그룹과의 재산 상속 소송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삼성물산에서 파견한 미래전략실 직원이 이재현 CJ 회장을 미행하다가 적발되면서 미래전략실 문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지성 부회장의 미래전략실장 임명으로 DS(Device Solutions) 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을 후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