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가 해경에 체포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지난 달 충남 아산에서 수십억 원을 도난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8일 충남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달 8일 아산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A씨가 “주방장 B씨가 내 돈 35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은 그동안 A씨가 신고한 B씨의 행방을 추적해왔다.

하지만 이 도난 신고는 김 회장이 꾸며낸 거짓 신고로 밝혀졌다.

저축은행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도난당한 돈 주인이 김 회장이며 피해 규모도 3500만원이 아닌 56억원이라고 밝혀냈다.

경찰 조사를 재구성해 보면, 당시 김 회장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8일 자신의 차에 56억 원을 싣고 충남 아산 외암마을 인근에 있는 별장을 찾았다가 오랜 지인인 별장관리인 B씨에게 이 돈을 도난당했다.

사건 당시 김 회장의 차는 뒷유리가 깨진 상태였으며, 차 안에 있던 5만원권으로 10개 상자에 담겨져 있던 56억원을 도난당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 사실을 경찰에 직접 신고하지 않고 지인인 A씨를 통해 돈을 훔쳐간 B씨가 A씨 식당의 주방장이고 훔쳐간 돈도 3500만원이라고 속여 경찰에 신고하도록 했다.

경찰은 김 회장이 거액의 돈을 잃어버리고도 이를 숨기려한 점, 그리고 돈을 훔친 B씨가 김 회장의 오랜 지인이라는 점 등으로 미뤄 도난당한 돈의 출처가 김 회장의 비자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B씨는 범행 후 김 회장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김 회장은 절대 신고를 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달아난 B씨와 사라진 56억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