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한국·미래·한주 등 4개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6개월 영업정지 조치는 2011년 9월 1차 발표가 오후 2시에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깜짝 발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영평가위가 소집된 것은 5일 오전 8시. 이때부터 교수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경영평가위원들은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모여 밤늦게까지 숙의를 거듭했다. 이 자리에는 퇴출이 결정된 저축은행 관계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가 나온 시각은 밤 10시. 15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가 막바지에 이르자 경평위는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에게 금융위 회의 소집을 통보했고 후속대책 등 한차례 토론을 더 벌인 뒤 곧바로 산회했다.

이어 6일 오전 3시 여의도 금융위원회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 원장을 비롯,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금융당국 수뇌부가 모였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7개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를 결정할 당시 경평위는 경기도 시흥의 기업은행 연수원에서 열렸고 임시 금융위는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개최됐다.

경평위가 제출한 저축은행 3차 구조조정 결과를 금융위가 승인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새벽 6시 정각, 금융위는 퇴출이 결정된 4개 저축은행 명단을 언론에 공개했다. 동시에 이들의 영업이 6개월간 정지된다는 금융당국의 결정문도 해당 저축은행에 나붙었다. 금융위의 공식 발표는 오전 9시. 25시간에 걸친 작전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발표를 듣고 해당 저축은행의 맡긴 돈을 찾으려는 발길이 휴일 새벽부터 이어졌으나 고객들은 저축은행 앞에서 은행측이 문에 내건 영업정지 공고문만 쳐다보며 한숨만 내쉬며 발만 동동 굴렀다.

금융위는 이같은 '전격 1박2일 작전'에 대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예고된 수순"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금융위의 결정과정 역시 고객보다 시장위주로 치밀한 계획없이 이뤄져 혼란이 가중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들은 "금융당국은 안정과 투명성이 가장 중요한 금융기관에 대한 퇴출을 발표하면서 속도에 치중한 나머지 어떤 완충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번거로운 것을 빨리 해치워버리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