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런=박지우 기자] 치매 노인과 위장 결혼해 90억 원의 전 재산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은 법률상 혼인상태를 이용해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이모(62) 씨를 구속하고 공범 이모(77)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이 씨등은 지난 2013년 7월 당시 치매를 앓고 있던 유력 재력가 A씨(81)에게 접근, 자신의 의료재단 관계자라고 속이고 결혼한 뒤 A씨의 재산을 이 씨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유언장과 양도증서를 받아낸다.

이후 같은해 11월부터 2014년 3월까지 3차례에 걸쳐 미국의 펀드를 매각해 대금을 받아 챙겼으며 2014년 9월부터는 10여 차례에 걸쳐 A씨의 서울 종로의 자택은 물론, 90억원대의 부동산을 처분해 59억원 상당을 뜯어냈다.

대부분의 재산을 가로챈 이씨는 "당신의 재산을 지켜주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A씨로 하여금 이혼 소송을 제기토록해 2014년 10월 이혼 조정이 결정된 뒤 자취를 감췄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 이 사실을 뒤늦게 안 A씨의 자녀들은 이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재산 범죄의 경우 친족은 처절을 면할 수 있는 ‘친족상도례’ 규정에 따라 처벌이 어렵게 됐다는 답변만 얻을 뿐이었다.

한편, 이같은 사실을 입수한 경찰은 이씨가 의도록으로 A씨에게 접근해 재산을 빼돌렸다고 보고 지난해 10월부터 수사에 착수, 이 씨 등 범행에 가담한 3명 모두를 붙잡았다.

경찰에 붙잡힌 이 씨와 공범인 다른 이씨는 과거 부부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여왔던 사실도 드러났으며 이들은 검거 당시 서울 동대문의 고급 아파트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가운데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안 A씨는 분통을 터뜨리다 지난 달 중순 안타깝게 사망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