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거절당한 상대는 치욕적인 눈빛을 하고 돌아섰고, 두 진영 간의 갈등은 결국 파국으로 치 닫으며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도달한다. 영화는 관련자들 모두 비참한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 폭행사건과 맞불려 강남예배당 폐쇄라는 극단이 개혁 측 교인들의 결집을 불러왔다.

지금, 지난 1년여를 넘어 발생하는 사랑의교회 사태를 바라보며 모두 사과를 하지 않으면서 파국으로 치 닫고 있다. 건축, 표절, 폭행 등 타락한 교회 종합세트 같은 지금의 사태를 보면 진실되지 못하다는 것과 사과할지 모르는 강팍해진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랑의교회, 교인 간 갈등의 주요 원인은 무엇보다 담임인 오정현 목사의 박사학위 표절 논란이다. 물론, 그 이전 건축을 바라보는 일부 교인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는 했지만 표절 논란은 상당한 폭발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도 조기에 진화가 가능했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주장이다. 오 목사로서는 오래 전 일이 지금에 와서 발목을 잡은 것에 대해 억울해 할 수도 있다. 그리고 표절 논란이 터져 나온 시점 등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이 뒤 따른다.

하지만 오 목사는 그의 저서처럼 당시의 사태를 ‘정면돌파’했다. 예배시간에 표절 논란에 대해 거론하며 애매한 표현으로 넘어가려 했다. 그리고 후미에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를 직접 거론, 협박을 당했다 말해 파문을 불러왔다.

당시 오 목사의 발언을 여러 번 리플레이하며 보아도 사과로 보기에는 애매하다. 아니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확하다. 감성적 분위기를 자극해 문제의 방향을 틀어 버렸다.

이후 사랑의교회는 두 마음으로 갈라졌다. 교인 간 갈등에 사실상 기폭제로 작용한 것.

만약, 오 목사가 애매한 표현대신 사과하는 정면승부를 택했다면 문제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라는 게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우선 표절 논란은 물론, 건축 문제 등 자연스럽게 덮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교회 목사의 사과가 주는 감동은 즉각 새로운 리더십으로 우뚝 섰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오 목사의 이상한 논리가 교인 간 충돌로 이어져 지금까지 오고 있다.

 

특히 사랑의교회 사태에서 가장 안타까운 장면으로 기록될 지난 해 12월 있었던 서초센터에서의 여성 교인 김 모씨 폭행사건이다. 당시 개혁 측 교인이었던 김 씨는 서초센터에서 수많은 교인들에 둘러싸여 폭행당해 공분을 샀다. 이를 두고 교회 측은 폭행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지금은 서로 고소사건으로 수사 진행 중이다. 같은 시간 대 서초센터에서는 개혁 측 교인들이 수모를 당해, 양 측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 있음을 짐작케 했다.

양 측의 주장은 팽팽하다. 폭행을 당했다는 김 씨의 주장과 와서 시비를 걸었다는 교회 측 교인들의 주장이 그것이다. 이를 두고 교회 측은 CCTV를 공개하면서 까지 적극 해명했다. 하지만 영상 속에서 많은 교인들이 김 씨를 이리저리 끌고 밀치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돼 있어 교회 측 주장에 신뢰감이 떨어진다.

발생해서는 않되는 최악의 상황이 교회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것도 한국 교회의 가장 자랑거리였던 사랑의교회에서다. 그리고 폭행사건은 쌍방의 일방적 주장에 의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누구 하나 사과하는 이가 없다. 그래도 교회는 때로는 빠르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화합의 과정을 거쳐, 세상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이것이 사랑의 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교회 대부분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대신, 문제를 희석하고 방향을 틀어 버려 혼란을 가중시켜버렸다. 애초 문제의 본질로부터 상당수 벗어나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어 갔다.

사과는 용기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약자가 강자에 하는 강요에 의한 사과는 굴욕이지만, 강자가 약자에게 하는 사과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리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하는 진실된 사과는 조금이나마 상처를 회복하고 씻어 줄 것이다. 그리고 이는 화합의 물꼬가 될 것은 분명하다.

특히 교회 문제를 바라보는 교역자들의 모습이다. 중립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나 직업인으로 전락한 일부 목사들의 전행은 심각하다. 앞장 서 팔을 걷어 부친 목사들의 모습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십자가를 짊어 진 모습. 혹은 폭력 목사로 크게 엇갈린다. 하지만 눈엣가시라고 해도 교인들을 향해 하는 그들의 모양새는 어떠한 변명에도 일고의 가치가 없다.

반대 교인들을 향해, 사회적으로 실패한 사람들이라고 말하며 교인들을 설득하기도 하고, 어떤 목사는 그들이 하는 일은 사탄의 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미 목사들 중 일부는 진영 논리에 빠져 사실상 복음과는 정 반대의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들 중 상당수는 원만한 교회 사태이후 사과해야 한다. 과연 얼마나 용기를 가진 이들이 목회를 하는지 지켜 볼 일이다.

▲ 교인들은 예전 강남 예배당 마당에서 맨발 기도회를 갖는 등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그동안 사랑의교회 사태를 깊숙이 들여다보니 여러 가지 이해 않되는 이상한 장면들이 스크랩되어 있다. 명분을 내세우다 작은 ‘우’를 범하는 일들이 간혹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상처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간극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잘못되어진 일들은 바로잡아야 한다. 오늘의 사랑의교회 사태는 진실을 외면하고 사과하지 못하면서 문제를 키워왔다는 점이다. 지도자들이 못하면 교인들부터 사과하고 그리고 다시 사랑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기독교 신앙의 최고봉인 ‘용서’를 말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