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의 소래교회는 허름한 초가집이었다

‘원조’ 장충동 족발

‘원조’ 의정부 부대찌게

‘원조’ 춘천 닭갈비...

지나가면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점 간판들에는 흔히 ‘원조’라는 말이 많이 붙는다. 그만큼 전통이 있는 집들이 더 무난하고 괜찮은 맛을 낸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실제로도 어느 정도는 그렇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 치고 ‘족보’없는 집이 더 드물다. 이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유별난 ‘원조’사랑의 한 단편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교회에는 원조가 있을까? 있다.

우리 땅에 세워진 최초의 개신교 교회 ‘소래교회’다.

소래교회는 서상륜, 서경조 형제에 의해 세워진 초가집 예배당으로서 순수한 우리 조상들에 의하여 세워진 최초의 교회요, 한국의 뿌리가 되는 교회이다.

황해도 장연군 대구면 송천리에 위치했던 소래교회는 불행히도 6·25전으로 파괴되었고 이 지역은 북한 군사기지이기 때문에 남한사람 그 누구도 찾아갈 수 없는 지역이 되었다.

이 소래교회는 1884년에 세워졌다는 설과 1885년 건립 설이 있다. 그리고 드물게는 이보다 앞선 1883년 건립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이중 어느 해에 세워졌건, 소래교회가 우리나라에 세워진 최초의 교회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것이다.

이 교회가 세워진 송천리의 명칭은 순 토박이말로 '솔샘'이었다. 마을에는 소나무가 울창하고 계곡을 흐르는 물은 황해로 흘러 ‘솔샘’이라 부르던 것이 ‘솔내’로 변했고, 다시 그것이 '소래'가 되었다. 소래교회를 만든 주역은 평안도 의주 출신의 서상륜·서경조 형제였다.

의주 사람으로 인삼 장사를 위해 만주를 오가던 서상륜(1848∼1926)이 심한 열병에 걸려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었을 때, 친구들의 주선으로 선교부 병원의 헌터(J.M.Hunter)의사의 치료와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병이 완쾌되었다.

이때 서상륜·서경조 형제는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매킨타이어 선교사와 로스 선교사로부터 복음을 듣고 감동을 받아 로스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고 로스 목사를 도와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일을 하였다.

1882년 로스․매킨타이어 선교사와 의주청년들의 노력으로 한국 최초의 우리말 성서인 “예수셩교누가복음전셔”가 출판되었다. 그해 10월 서상륜은 영국성서공회에 의해 한국 교회사상 최초의 권서인으로 임명되어 아직 개신교가 허락되지 않던 때에 한글로 번역된 성경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오다 압록강 세관에서 성경은 모두 빼앗기고 간신히 몸만 피신하여 고향의주로 돌아왔다.

그는 고향 의주에서 전도를 하며 복음을 전하다 이 사실이 관가에 알려져 체포위기에 놓이자 그의 삼촌이 살고 있는 황해도 장연군 송천리로 도피하였다. 그곳에서 열심히 전도하여 신자들이 모이자 1883년 5월 작은 초가집을 마련하여 예배당으로 삼고 예배를 드림으로 한국최초의 교회인 소래교회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작은 초가로 시작된 소래교회는 당시 마을의 58가구중 50가구의 80여명이 출석할 정도로 성장하여 1895년 8칸짜리 기와집으로 교회를 건축하였고 이듬해인 1896년에는 다시 8칸을 증축하여 총 16칸 32평 규모의 교회로 발전하였다.

흔히들 한국의 천주교회는 자생교회이며 개신교회는 선교사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식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래교회가 보여주듯 한국 개신교회의 창설은 분명 성경을 번역한 평신도들의 독자적 전도와 한글성경의 배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자생적으로 탄생한 소래교회는 교회의 운영 역시 철저히 자립적으로 하려했으며 선교사들에게는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선교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해방 후 북한에 공산정권이 들어선 후 교회 신자들이 대거 남한으로 내려오면서 문을 닫은 것을 지난 1988년 총신대 구내에 복원했다.

북한 땅에 있던 약 3200개의 교회 중에서 유독 소래교회만 남한에 복원된 것은 이것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첫 번째 개신교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총신대 양지캠퍼스의 소래교회는 1896년 총 16칸으로 증축된 교회의 모습이다. 또한 총신대 양지캠퍼스에는 소래교회의 서립자인 서상륜의 기념비가 있으며 이외에도 이수정의 기념비와 최봉석 목사 순교비가 있어 믿음의 선진들을 기념하고 있다.

▲ 총신대학교 양지캠퍼스에 복원된 '소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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