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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 골목 철거 논란부터 공사 중단까지박원순 시장의 개입으로 공사 중단... 조합 반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돼던 재개발"
양은미 기자 | 승인2016.05.25 18:46

[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옥바라지 골목 공사를 뒤늦게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옥바라지 골목 철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옥바라지 골목에서 마지막 남은 주민들을 강제로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재개발 사업장을 방문한 박 시장은 “손해 배상을 당해도 좋다. 이 공사는 없도록 하겠다”며 철거를 중단시켰다.

이후 현재까지 이 골목의 철거작업은 중단된 상태지만, 재개발과 관련한 논란은 여전하다.

▲옥바라지 골목 철거 전 모습 (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 옥바라지 골목 보존이냐, 개발이냐

옥바라지 골목이 포함된 무악산제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계획에 따르면 무악동 1만여㎡ 부지에는 총 195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구역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추진돼오다 지난 2006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0년 재개발조합이 설립인가를 받았고, 2013년 사업시행인가, 지난해 7월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졌다.

이때쯤부터 이 구역을 두고 역사적 공간인 옥바라지 골목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지나치게 노후 된 골목 여건상 재개발이 불가피하다는 논리가 맞부딪치며 논란이 번졌다.

옥바라지 골목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던 독립운동가들의 가족들이 옥바라지를 하면서 머문 여관들이 밀집한 곳으로 무악동 46번지 일대를 말한다.

또, 이 골목은 소설가 박완서가 어린 시절 거주했던 곳으로 그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배경이자,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등장하는 행복동의 모델로도 알려졌다.

때문에 이주를 거부하는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의 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주민위원회’(비대위)는 이 골목의 역사적 보존가치를 내세워 재개발을 반대했다.

역사 관련 단체들도 서대문형무소가 1908년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소라는 이름으로 세워진 이후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투옥된 것은 물론, 해방 이후에는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이들이 수감된 곳으로 100년에 걸친 역사를 축적해 온 공간이라며 종로구에 골목 보존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개발 조합 측과 종로구는 건축물 대장에 이 구역 건물 대부분이 1960~1970년대에 지어진 점을 내세워 문화유산으로서의 보존가치가 높지 않다고 맞섰다. 또, 역사적 가치가 크다면 2006년 재개발지구 지정 당시부터 논의가 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종로구가 지난 2010년부터 옥바라지 골목에서 인왕산 국사당과 무악공원으로 이어지는 도보로 2시간 거리의 길을 관광 코스로 지정해 운영해왔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종로구는 역사적 의미를 내세워 관광 사업을 홍보해오다 도시 개발에 역사적 의미를 덮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종로구청 측은 둘레길이 유행일 때 담당자가 제대로 된 역사적 고증 없이 급하게 관광코스로 지정했다면서 지난 1987년 서대문형무소가 안양으로 이전하고 난 뒤, 낡고 어두운 골목으로 쇠퇴해진 상태에다가 시설물이 많이 낙후돼 재개발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옥바라지 골목은 이미 대부분의 건물이 철거된 상태로 역사적 보존 가치는 크게 떨어진 채 논란만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악2구역 재개발 현장 모습 (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박원순 시장까지 나서 막아 공사는 중단됐지만...

이처럼 옥바라지 골목에 대한 보존과 개발이 맞서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일 강제철거가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게 되면서 사태가 커졌다.

이날 오전 6시40분쯤부터 무악2구역 재개발 조합 측 용역업체 직원 40여명이 퇴거에 불응하고 농성하던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을 끌어내고 현장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구본장여관’에 진입해 집기를 들어내는 등 강제철거를 진행하면서 충돌을 빚었다.

이 소식은 결국 박 시장을 현장으로 불러들였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본인이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도 좋으니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일단 박 시장의 발언으로 철거가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무악2구역 재개발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었다. 기습적이긴 했지만 강제철거 역시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다.

이 구역은 지난해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 올해 초부터 철거작업이 시작됐다. 이에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가 재개발에 반대하자 조합은 명도소송을 냈고 최근 법원은 조합 측의 손을 들어줬다.

승소 이후 조합은 주민들에게 11일까지 자진 퇴거를 요구하는 강제집행 예고장을 이달 4일 보냈고 반대 주민들이 응하지 않자 17일 강제집행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사업 자체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철거를 중단하고 합의 없이 절차가 진행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면서 서울시 도시개발 원칙에 따라 강제철거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합 측이 제대로 된 합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공사를 중단했다며, 주민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시 사전 협의체를 5회 운영하고 이때도 해결이 안되면 도시분쟁위원회를 통해 타협을 보고 재개발을 추진해야 하지만, 무악2구역은 협의체가 3회 밖에 열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것은 서울시의 재개발.뉴타운 강제철거 예방대책의 매뉴얼일뿐 법적 구속력은 없는 것이어서 이를 근거로 공사를 중단시킨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재개발에 대한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등 허가를 내줬던 서울시가 뒤늦게 문제를 삼아 철거작업을 중단한 것에 대해 조합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종로구 역시 서울시와 인.허가 과정에서 협의를 거쳤는데, 공사가 중단돼 난감함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옥바라지 골목은 현재 철거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이지만, 서울시나 종로구는 논란이 되고 있는 재개발 사업과 관련 뽀족한 대책 없는 상태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양은미 기자  yyyem12@media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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