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인 여성 혐오 살인사건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강남역 10번 출구의 모습(사진/유창선)

[미디어세상=박희준 기자] 서울의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살해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공간인 강남역 10번 출구 주변에서 폭행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0일 오후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 분홍색 코끼리 탈을 쓰고 나타난 김모(31)씨가 이곳에서 폭행당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김 씨는 ‘육식동물이 나쁜 게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는 동물이 나쁜 것이다. 더 안전한 대한미국 남.여 함께 만들어요’라고 적힌 작은 화이트보드를 들고 강남역에 서 있었다.

이를 보고 한 여성이 김 씨의 탈 뒤에 ‘이 사람 일베’라는 문구가 적힌 쪽지를 붙였고 일부 시민들은 “추모 공간에 코끼리 탈을 쓴 것은 적절치 않다”며 김 씨를 비난하고 탈을 벗기려고 하거나 밀치는 등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에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앞서 김 씨는 한 극우성향 커뮤니티 사이트에 “모든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예고글을 올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사건을 강력팀에 배당하고, 폭행한 이들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경찰은 지난 22일 한 여중생이 "남혐·여혐 싫다, 서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가 폭행을 당한 사건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한편, 이번 살인사건의 원인과 관련, 여성과 남성의 갈등 양상으로 번지면서 강남역 인근에서 언쟁과 비방, 욕설, 몸싸움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 인터넷 상에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