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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공기업 9군데 중 6군데 성과연봉제 도입
조수진 기자 | 승인2016.05.23 17:16

[미디어세상=조수진 기자] 지난 1월 28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확정했다. 박근혜 정부가 공공금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고 금융위원회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공공금융기관에 6월부터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섰다. 이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결의했다.

▶성과연봉제가 뭐길래

현재의 호봉제는 개인별 업무와 무관하게 근무연수에 따라 자동으로 급여가 인상되는 방식이다. 이는 근무 연수가 올라갈수록 업무 숙련도가 올라가는 것을 인정하고 급여를 올려줌으로 장기 근속을 유도하며 지속적인 노동력을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성과연봉제란 입사순서가 아닌 능력에 따른 급여지급을 말한다. 일한 만큼 급여를 받는다는 것은 굉장히 합리적인 방식처럼 보인다. 그러나 성과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기에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판단하는지 여부가 성과연봉제 도입에 승패를 좌우하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방문 이후 국무회의를 통해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사진:청화대)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제 19회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정부는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이 현장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공공개혁은 공공부문의 뿌리 깊은 비효율을 걷어내서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4대 구조개혁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이 성과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불필요한 기능이나 민간이 잘 할 수 있는 부문은 과감하게 정리를 해야만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120개 공공기관 모두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부처 간 협력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정부가 공공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을 압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급여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기관부터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민간기업으로 확대시키려는데 그 뜻이 있다.

▶성과연봉제, 지금 어디까지 왔나

금융공공기관 중 가장 먼저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곳은 예금보험공사로 지난 4월 29일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이어 5월 10일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5월 17일에는 KDB산업은행, 5월 20일에는 주택금융공사와 기술보증기금, 5월 23일에는 신용보증기금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이제 남은 곳은 수출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IBK기업은행이다.

금융위는 5월 안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하면 다음 달인 6월부터 기본월급의 10-20%를 인건비 인센티브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성과연봉제 도입 거부시 내년 보수와 각종 예산 삭감과 채용 불이익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방침을 내놨다.

이에 따라 남은 세 곳도 정부와 금융위의 압박에 의해 5월 중으로 도입 여부에 대한 판가름이 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노조, 결사반대로 맞서다

지난 1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공공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 등 성과중심 문화 확산은 정부의 핵심정책이자 2단계 금융개혁을 완결 짓는 과제로서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금융공공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빠른 시간내에 마무리 짓기를 거듭 강조했다(사진:금융위)

이어 “금융공공기관이 무사 안일한 신의 직장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면서 “성과연봉제 도입 등 철저한 자구노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리 자본확충이 시급하다해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당부했다.

이에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은 현재도 과도한 실적 경쟁에 내몰리는 금융노동자의 근로조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성과 달성을 위해 조직 문화를 해쳐 일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길”이라 비난했다.

또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간부들을 상대로 이미 실시 중인 성과연봉제를 두고 금융위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근로자들의 전체 연봉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평균 34%, 35%로 금융공기업 중 2위와 1위였으며 이는 예탁결제원의 4배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이 두 은행의 경영은 처참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조9천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수출입은행도 당기순이익이 2014년 8백5십억원에서 2015년 4백4십억원으로 반토박이 났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오는 9월 총파업을 결정하고 투쟁 수위를 점차 높여나갈 방침이다(사진:금용노조)

김 위원장은 “성과주의가 국책은행 위기의 주범”이라며 “낙하산 인사 통한 관치금융에 성과주의가 더해지면 내부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정권바라기로 전락할 뿐”이라 우려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성과연봉제 강요를 중단해 금융공공성을 위한 지속적인 총력투쟁의 입장을 밝혔다.


조수진 기자  sujin@media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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