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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쓱’ 즐기는 방법
성지윤 칼럼리스트 | 승인2016.04.07 14:39
 
 

2016년도 첫 시작부터 소위 대박을 터뜨린 광고가 있다.
바로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SSG닷컴의 ‘쓱’.

▲창조적인 광고 기획인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기도 했다.

광고를 선보인지 얼마 되지 않아서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유투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전년대비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일으키고 각종 광고제에서 상들을 휩쓰는 등 빅 히트를 친 인기광고가 됐다.

이 광고는 일반적인 광고에 짙은 예술적 요소의 가미를 통한 고도의 감성마케팅의 방법론으로 브랜드의 이미지 상승효과와 차별화를 이루어 냈다.

‘쓱’ 광고에는 웨스 앤더슨의 영화들, 칼 라거펠트의 화보, 페르난도 보테르의 작품,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 등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과 기법 등이 잘 녹아들어 있다. 특히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오마주한 구스타브 도이치감독의 ‘설리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영화를 패러디 한 면이 가장 크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는 도시인의 일상을 쓸쓸하게 담아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영화 ‘설리에 관한 모든 것’의 오마주가 되었던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은 어떤 분위기 일까?

에드워드 호퍼는 미국을 대표하는 사실주의 화가로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적막하고 쓸쓸한 도시를 배경으로 현대인이 살아가며 겪는 인간의 외로움과 고독의 정서가 깊게 배어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산업화된 도시와 타인으로 부터, 혹은 자신만의 세계로 인해 서로가 서로에게서 소외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호퍼의 작품에 등장하는 홀로 있는 사람, 또는 군중 속에 있지만 어딘지 겉돈 채 고립되어 있는 듯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는 비단 당시 미국의 도시인뿐만이 아닌 현재의 우리자신의 모습임을 알아차리게 되어, 그 쓸쓸함과 상실감이 그의 그림을 보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 전이됨을 느끼게 된다.

이렇듯 호퍼의 작품들은 현실에 가려진 심리적 요소, 그 내부를 응시하게 해주어 우리의 내면에 진하게 배여 있는 고독이라는 감정과 직면하도록 한다.

고독이라는 감정은 우리 인간이 두 눈을 감는 날 까지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감정이다.

우리는 언제나 고독하다. 고독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고 의지하게 되고 또 어떠한 것에 의지하기도 하고 몰입 하게 된다. 내가 갖는 다양한 예술에 대한 관심과 몰입은 호기심과 호기심으로 인해 알고자 하는 욕구에서 출발한 듯하다.

하지만 깊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외롭고 고독한 자신을 느끼고 그러한 감정을 만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예술이라는 분야에 더욱 몰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씩 들기도 한다.

이렇듯 고독은 내가 안고 가야하는 감정이지만 되도록 마주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다.
이런 내가 철저한 고독함을 느낄 때 나를 위로하는 음악이 있다.

▲산업화된 도시와 타인으로 부터 소외돼 살아가는 인물들을 작품에 등장시켜 쓸쓸함을 주기도 한다.

쳇 베이커의 You can't go home again.

미국의 재즈 트럼펫 주자 겸 가수다. 하지만 약물중독과 수많은 여성편력으로 인한 막장 인생 역정으로도 유명한 베이커는 느슨하고 낭만적이면서 뭔가 울적한 느낌의 트럼펫 연주와 노래를 들려준다.

쳇 베이커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는 면이 있지만 음을 아끼면서 감성적인 면을 극대화하는 재능은 누구도 쉽게 따라가지 못한 독자적인 것이었다는 평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부분이다.

쳇 베이커가 연주하는 You can't go home again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 마단조 작품번호 27. 3악장 아다지오를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곡이다.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 마단조 작품번호 27.3악장 아다지오를 좋아한다. 그래서 베이커의 You can't go home again를 들었을 때, 베이커의 음울하고 퇴폐적이면서도 나른한 감성으로 해석 되어 나오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 마단조 작품번호 27. 3악장 아다지오의 주 멜로디와 음악적 분위기가 너무나 매력적이게 느껴져 한동안 거의 매일 들었었다.

▲에드워드 호퍼는 미국을 대표하는 사실주의 화가로 사람들을 일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곡을 듣고 있으면 왠지 쓸쓸하고 적막하며 고독한 느낌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인지 고독 할 때는 일부러 이 음악을 찾아서 듣는다.

그 누구도 삶에 있어서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감정은 조금씩 극복하는 법을 배워가며 살아가는 것이지 결코 완전히 제거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외로움과 고독을 피하기 위해 타인에게 의지하거나 술 또는 기타 의존성이 강한 것들에 의지하기 보다는 차라리 때로는 고독을 받아들여 철저히 고독해 지는 것을 선택해보면 어떨까?

외로움과 고독이 짙게 배인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을 보면서, 그리고 쳇 베이커의 우수어린 트럼펫 소리 You can't go home again를 들으면서...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이 있듯 어쩌면 생각했던 것만큼 자신을 더 고독하게 만들지 않고 오히려 잠시나마 고독이라는 감정에서 해방감을 주어 극복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쳇 베이커의 연주는 쓸쓸하고 고독할 때 위안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철저히 고독했던 감정을 예술이라는 매개체로 승화시킨 이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고독한 영혼을 작품을 통해 만나게 되면 어떤 공감으로 인한 심리적 위안을 ‘쓱’하고 얻게 되지 않을까!


성지윤 칼럼리스트  claramusic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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