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노믹스’ 경제 정책 펼친 최경환, 여의도로 돌아오다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경제를 바꾸러 다시 정치판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그는 1년 6개월간의 재임기간을 순풍이라곤 받아본 적 없이 그야말로 사투를 벌인 항해였다며 과거 정부들이 욕먹기 싫거나 갈등이 두려워 중장기 과제로 미루곤 했던 여러 개혁과제들에 대해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하겠다며 당당히 맞섰다고 회상했다.

▲최경환 의원이 여의도로 복귀했다.(사진:최경환 블로그)

2014년 7월 경제부총리에 취임한 최 전 부총리는 1년 6개월간의 재임 기간을 마치고 신임 유일호 부총리에게 자리를 넘기고 국회로 돌아왔다. 최 전 부총리는 취임 당시에는 참으로 막막했다며 경제주체들은 ‘세월호 사태’ 이후 길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었고 시장과 정부는 괴리돼 '정책 약발'도 듣지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기대만큼 많이 만들지 못했고 경기 회복도 체감할 만큼은 아니라는 점은 국민이 보시기에 많이 부족할 것이라고 아쉬워하며 스스로도 아쉽고 국민께도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최 전 부총리는 특히, 제일 듣고 싶었던 청년들이 취업 좀 되기 시작했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떠나게 돼 청년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고개 숙였다.

그는 후임자인 유일호 부총리에 대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와 금융시장 불안의 파고를 헤치고 한국 경제를 잘 이끌어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 전 부총리는 경제를 바꾸러 다시 정치판으로 돌아간다며 정치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지도에 없는 길로 지금 다시 새 출발 하겠다고 강조했다.

 

‘평의원’으로 자세 낮추는 최경환

여의도로 돌아온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은 스스로 일개 평의원일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그의 말과 행동에는 늘 당내 주류인 친박의 실세나 핵심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김무성 대표가 정권의 막강한 실력자라고 부를 만큼 최 의원의 행보는 크든 작든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고,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당 복귀를 전후해 평소 친분이 있거나 미리 약속을 잡아둔 의원들과 만난 것을 두고 식사 정치를 본격화했다는 해석도 있다.

최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난 뒤 평의원으로서 묵묵하게 당 화합을 위해 매진할 뿐이지 절대 다른 당직을 맡으려고 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직에 대해 제안도 없었지만, 설령 제안이 온다고 하더라도 전혀 관심이 없다며 자신의 역할을 '후방 지원사격'으로 한정했다.

 

김무성 대표의 ‘인재영입’ 비판하면 날 세우는 최경환

최 의원은 야당은 지금 경쟁적으로 인재영입을 하고 있는데, 이에 비해 여당은 조금 인재영입 노력이 부족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특사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하고 귀국한 날 최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선거 때가 되면 국민은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구가 있기 때문에 인재영입의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사진:최경환 블로그)

최 의원은 특히 인재영입을 하려면 책임을 가진 분들이 나서서 역할을 해야 가능할 것이라며 지도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총선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재영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당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직접 나설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자신이 지금 평의원인데 역할 공간이 있겠느냐면서도 당의 국회의원 중 한 사람으로서 그런 고민을 하고 있고, 또 주어진 역할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최 의원은 앞서 스위스 방문 중에도 4·13 총선과 관련해 야권은 외부인사 영입 등 변화의 몸부림을 하고 있어 여권도 경각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는 누가 진정성을 갖고 국민에게 간절하게 다가가느냐의 문제이며 이번 총선 결과를 낙관하지 않는다고 밝혀 상향식 공천 원칙을 내세워 인재영입은 없다고 선언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친박 실세'로 불리는 최 의원이 당 복귀와 함께 김 대표 체제에 맞서는 친박계 세 결집의 중심에 서겠다는 신호탄을 알린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같은 당 TK의원들을 질타하고 나서다

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어려울 때 대구경북 의원들은 뭐했느냐며 TK 국회의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최 의원은 새누리당 하춘수 예비후보(대구 북구갑)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진박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데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며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난 4년간 뭐했느냐고 질타했다.

또 자신이 원내대표로 있을 때 야당 등이 대선 불복하고 댓글 사건으로 발목 잡을 때 충청, 강원지역 의원들이 온 몸으로 막고 나선 반면, 대구경북이 예산을 독식했다고 야당이 발목 잡을 때도 지역 의원 누구하나 나선 사람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지금 발목 잡히는 정도가 아니라 부러질 지경인데 여당, 특히 대구경북만이라도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 진실한 사람이란 바로 그 얘기라며 진박 후보들은 나라도 나와서 박근혜 도와야겠다며 나온 것인데 코미디 하듯 조롱하면 되겠냐고 지적했다.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다

최 의원은 억울하다 하기 전에 반성부터 해야 한다며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나만 갖고 이러느냐고 해서야 되겠느냐며 TK 국회의원들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최 의원은 새누리당 곽상도 예비후보(대구 중·남구)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 교체지수가 전국에서 제일 높다며, 이는 대통령 보좌를 제대로 못했다는 뜻으로, 시민 뜻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자신부터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2년 남은 박근혜 정권을 성공시키는 것이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을 만든 핵심이 대구·경북인 만큼 성공시킬 책임도 크므로 현역 의원들이 이에 부응했느냐는 시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진박 논란에는 고군분투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불쌍하다며 우리라도 도와야겠다고 나온 사람들이 장관, 청와대 출신 수석이라고 소개했다. 또 선거에 나선 기간이 얼마 안 되는 이 후보들을 두고 지지율이 뜨니 안 뜨니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4·13총선이 얼마 안 남았다며 대구시민들이 박근혜 정권을 성공시킬 수 있는 인재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 자처해 4대개혁 추진 목소리 내는 ‘진박’ 최경환

최 의원은 경남 산청·함양·거창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강석진 전 거창군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4대 개혁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최 의원은 야당이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것이 4대 개혁을 추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며 국회가 꿈적하지 않는 데는 여당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경환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입을 자처하고 나섰다.(사진:최경환 블로그)

그는 이어 4대 개혁은 우리나라가 제대로 가려면 꼭 필요해 박 대통령이 욕을 들으면서도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집권 4년차를 맞은 박근혜정부를 성공하게 하고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능력 있는 후보를 잘 뽑아야 한다며 강 전 군수 지지를 호소했다. 최 의원은 박근혜정부가 지금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통합진보당 해산, 국사 국정 교과서, 공무원 연금, 노동을 포함한 4대 개혁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최 의원은 이후에도 여러 새누리당 총선 예비 후보들의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국회에 발목이 잡힌 박근혜 대통령의 발목이 부러질 지경이라고 거듭 발언하고, 일을 하지 않아 교체 지수가 높은 사람이 반발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위 높은 최 의원의 발언에 여의도 일대가 술렁이고 있다.

여의도로 복귀한 직후에는 평의원이라며 몸을 낮추던 최 의원이 폭주기관이 돼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 일부에서는 이 같은 최 의원의 언행에 대해 최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대신하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또 비박계에서는 최 의원이 동료 의원에 대한 낙선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최 의원의 강도 높은 발언이 순풍이 되어 돌아올지, 후폭풍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서 기자  minseo@mediak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