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조수진 기자] 경남 김해에서 자신을 스토킹하며 구애한 남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20대 여성이 구속되며 경범죄로 취급되는 스토킹의 위험성에 다시 한번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18일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자신을 쫓아다니며 구애한 남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남모(23·여)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5일 오후 7시쯤 경남 김해시 서상동 자신의 집을 찾아온 김모(43·남)씨를 의자에 묶은 뒤 20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남 씨는 범행 직후 112에 자수한 후 주위를 배회하다 현장에서 검거됐다. 남 씨는 우울증으로 2년 전부터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으며 약물을 복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에서 남 씨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우연히 만난 김 씨가 매일 ‘보고싶다’, ‘사랑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고 집앞으로 찾아오는 등 괴롭히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현행 법상 스토킹은 '경범죄 처벌법'상 경범죄로 처리되어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려의 형에 처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2월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을 발의했다. 남 의원은 현재의 법 체계에서는 스토킹 가해자들에 대해 제대로 된 처벌을 못할 뿐 아니라 피해자들은 별다른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며 발의 의도를 밝힌 바 있다.

남 의원이 발의한 '스토킹 처벌 특례법'은 스토킹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고 스토킹범죄로 형의 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이 또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르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등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토킹 처벌 특례법'은 스토킹으로 인한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발의되어 왔지만 매번 다른 사안에 밀려 폐기되어 온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