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집단따돌림에 시달리던 제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가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는 직무유기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중학교 교사 안 모 씨(50세)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1년 중학교에 다니던 A양(당시 14세)은 그해 3월부터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이를 견디지 못해 양천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담임교사였던 안씨는 A양의 부모로부터 A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7개월 전부터 집단 따돌림을 해결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받았지만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이에 사건을 수사한 서울 양천경찰서는 2012년 2월 안씨를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이후 검찰이 2014년 6월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이와 관련, 1심 재판부는 안 씨에 대해 "여러 차례 신고를 받았지만, 담임교사로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조처를 한 점이 전혀 없어 의식적인 방임이나 포기에 이르렀다"며 징역 4월에,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따돌림을 받은 학생에 대한 보호 감독의무를 소홀히 한 것은 인정되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하거나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1심의 판단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