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YTN 뉴스 캡처)

[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용기’와 ‘솔직’으로 포장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고백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달 26일 세계일보에 자필 편지를 보낸 최 회장은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과 더 이상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음을 밝히며 내연녀와 함께 그 사이에 낳은 혼외자가 있다고 고백했다.

앞서 최 회장과 노 관장과의 이혼에 대한 소문은 증권가 정보지 등을 통해 공공연히 알려진 내용이었지만 그가 밝힌 수년 전 태어났다는 혼외자에 대한 고백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때문에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절차가 진행이 될지에 대한 것과 최 회장이 파장을 예상하면서도 고백을 하게된 배경에 내연녀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또 앞으로 이같은 논란이 SK그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

(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 최태원, 노소영과 10년 넘게 갈등... 노소영에게도 책임 있어

1988년 결혼한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은 대통령 딸과 재벌과 아들의 만남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결혼 이후 정경 유착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아야 했고 잦은 불화설이 나돌았다.

최 회장은 편지를 통해 “10년 넘게 깊은 갈등이 있었고, 노력도 많이 해 봤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다”며 그간 풍문으로 돌던 불화설을 사실로 인정하고 이혼의사를 밝히면서 세기의 결혼이 세기의 이혼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의 편지가 공개된 이후 노 관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정을 지킬 것”이라며 이혼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때문에 두 사람이 갈라설 수 있을지에도 그 궁금증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협의 이혼’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최 회장이 이혼을 위해 소송을 내더라도 불륜을 저지르고 혼외자식까지 있다고 고백한 최 회장의 이혼 의사를 법원이 받아들여 줄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조선일보가 최 회장이 이미 2013년에 작성한 이혼 소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소장에서 최회장은 “사업가 집안 출신인 자신과 장군(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관장이 성장배경, 성격, 문화, 종교 차이로 결혼 초부터 갈등을 많이 겪었다”며 특히 2011년 SK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노 관장과의 관계가 파탄났다고 서술했다.

또 2006년부터 최 회장은 이혼을 요구해 왔고 노 관장도 이를 알고 이혼과 거액의 위자료를 먼저 요구한 적도 빈번했으며 2009년부터는 노 관장이 마음을 바꿔 계속 조건을 내걸며 시간을 끌어 괴로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 내용들은 최 회장이 유책 배우자로서 법원에 노 관장에도 파탄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이 소장을 통해 “노 관장의 경솔한 행동으로 2011년 4월부터 검찰 수사를 받았는데, 노 관장은 이후에도 경솔한 행동을 반복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라고 서술한 내용 때문에 노 관장이 어떠한 ‘경솔한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풀스토리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들과 상관없이 현재 노 관장과 법적으로 이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로 밝혀진 혼외자의 존재 때문에 최 회장의 이번 고백에 따른 여파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최 회장의 내연녀에 대한 사실을 공개했다.(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내연녀 특혜 의혹들이 고개를 들다.

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이목은 최 회장이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는 한 사람인 내연녀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그녀를 둘러싼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최 회장과 내연녀 사이의 갖가지 의혹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고백의 역풍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재미 블로거인 안치용씨는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andocu.tistory.com/8224)에 최 회장과 내연녀와 관련된 내용을 실었다.

그는 최 회장의 내연녀를 뉴저지출신 이혼녀 김씨라고 소개하며 그녀가 2010년 딸을 출산했고 2008년 전 남편과 이혼했으며 사이에 아들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블로그를 통해 안 씨는 최 회장이 내연녀를 위해 아파트를 부당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2008년 1월 SK건설이 내연녀 김씨에게 반포2차 아펠바움 아파트를 15억5500만원에 팔았는데, SK가 싱가폴에 버가야인터내셔널유한회사라는 법인 회사를 2010년 3월 설립하고 한달 후인 4월에 이 아파트를 다시 24억원에 매입했다는 것이다.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단체는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내연녀에 대한 부당지원 의혹이 짙어만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안 씨는 앞서 최 회장이 배임.횡령 혐의로 수감 중이던 지난 2013년 한남동 빌라를 고교동창인 신 씨로부터 사들였고 이 또한 김 씨를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안 씨는 내연녀 김씨가 최 회장의 고교동창인 신 씨에게 고급 아파트를 17억 2000만원에 사들였고 이 아파트를 다시 SK 납품업체 주식회사 디아이에 19억 5000만원에 되팔면서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긴 것은 물론 디아이는 부동산 취득 내역에 이 사실을 누락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디아이가 SK라이닉스에 백지어음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에게 아파를 판 신씨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동생이고 김씨에게서 아파트를 산 협력업체 디아이는 인기가수 싸이의 아버지 박원호 회장이 대표로 있는 반도체 장비 관련 회사다.

그는 최 회장이 지인은 물론 협력업체까지 동원해 내연녀를 부당지원 했다는 의혹이 짙다고 주장하면서 고백의 불똥이 그룹을 향해 튀기 시작했다.

▶오너리스크, SK 그룹 흔드나

SK는 그룹 총수의 사생활로 인해 그룹이 다시 한번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최 회장의 편지 고백은 개인사이긴 하지만 이혼 소송으로 번질 경우 sk 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그룹 이미지의 타격이 크다.

앞서 최 회장이 지난해 8월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사면복권된 뒤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등 2년 반 가량의 수감생활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면적으로 나섰다.

무엇보다도 SK그룹에 중요한 시기이지만 이번 최 회장의 고백 스캔들이 오너 공백으로 이어질 조짐이 보여 다시 그룹 경영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이 이혼을 진행하게 되면 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어 경영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알려진 최 회장의 재산은 4조원 정도로 대부분이 SK 주식으로 이루어져있어 위자료 지급이나 협의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로 이어질 경우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은 그룹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백 이후 회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최 회장은 1월 4일 열린 SK그룹 신년 하례식에 참석해 본격적인 경영 활동을 알렸다.

그는 신년사에서 자신의 고백을 의식한 듯 “서로에게 솔직할 때 소통 비용이 줄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면서 "비록 시간이 많이 소요되겠지만 반드시 정착하고 확산해야 할 기업 문화”라며 솔직함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패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며 자신의 스캔들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현재 최 회장은 회사에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필요한 현장에는 방문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히면서 최 회장의 스캔들이 회사 경영 행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룹 오너의 스캔들로 얼룩진 그룹의 이미지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은미 기자  yyyem12@mediak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