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지난 12월 16일 중국 북경에서 처음으로 한중 전기자동차 협력 세미나가 개최됐다.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사)한국전기차협회의 후원 아래 양국의 전기차 현황과 정책 지원, 그리고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미 중국은 차세대 먹을거리로 전기차를 지정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최근 들어 부지런해졌다.

물론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전기차 중심의 시대적 흐름이 그렇게 탐탁지 않을 것이다.

기존 엔진과 변속기 중심의 수직 구조에서 배터리와 모터의 수평 구조로 패러다임이 변하는 만큼 수익구조는 물론 대기업 중심의 제작구조가 중소기업으로 확대되는 등 환경이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바퀴 달린 것은 다시는 하지 않겠다던 삼성전자가 전장사업팀을 신설해 본격적으로 스마트카 분야에 진출했고 LG전자는 이미 2년 전에 차량사업부가 본궤도에 올라온 상태다. 애플 및 IBM,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도 모두 자동차 분야에 진출했다.

전기차는 아직까지는 내연기관차 대비 열악한 조건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단점이 차츰 사라지고 있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과 스마트 기능이 충실히 구현되고 있다.

최근 세계 전기차의 흐름을 좌우하는 모델 테슬라가 국내법인 등록을 마쳤다. 더욱이 오는 2016년 5월에는 현대자동차가 양산형 전기차를 본격 출시한다.

정부는 내년 보급되는 전기차가 8000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조금과 파격적인 각종 혜택 및 예산편성 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정부는 내년 지난 8년치의 1.5배 이상의 예산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여기에 전기차 전용번호판과 도심지 버스 전용차로에 대한 허용 검토 등 다양한 운행상 인센티브까지 고민 중이다. 앞서 언급한 중국과 세미나도 자주 개최하는 등 전기차 분야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 강화도 예상된다.

물론 한두 해에 전기차 구조로 싹 바꿀 수는 없다. 석유자원이 존재하는 한 내연기관차는 존재할 것이고 시장 경쟁 논리에 의하여 치열하게 싸우면서 점유율을 늘릴 것이다. 확실한 것은 전기차의 위상이나 보급 추세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그 흐름은 예상 외로 빠르고 거세다. 남들보다 딱 반걸음 앞선 감각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기차 분야에서 산·학·연·관 유기적 협력 및 국민적 홍보, 캠페인 등의 중요성이 강조돼야 할 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