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차인 EQ900이 지난 9일 첫 선을 보였다. 우연인지 이 날은 삼성전자가 자동차는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지 15년이 되는 날이다.

삼성전자는 이 날을 기점으로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굴지의 두 그룹이 자동차역사에 획을 그은 날이다.

삼성전자의 자동차사업 진출은 이미 예견된 행보다. 이미 LG전자는 2년 전에 차량사업팀을 신설해 제 궤도에 올라선 상황이다. 오히려 삼성전자의 경우 자동차사업 진출에 다소 늦은 감이 있을 정도다.

미래의 자동차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급변할 전망이다. 친환경는 기본이고 고연비 및 고안전, 고효율과 함께 자율주행과 스마트 기능이 관건이 되고 있다.

단순운전 뿐 아니라 모든 정보와 행위를 자동차 안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자율주행까지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실제로 기존 30% 비중의 전기전자부품이 5년 후에는 40~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내연기관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변모하면서 기술적 적용도 달라지고 있다. 전기차 시대 도래는 배터리와 모터 등이 핵심 장치로 각광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기존 기계장치가 함께 하면서 미래의 자동차는 인류가 가진 모든 핵심 기술이 집약된 수단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자동차사업에는 전통적인 글로벌 메이커를 포함해 IBM 및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덤벼들고 있다. 우리 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미래의 먹을거리가 모두 자동차로 모이고 있으며, 이를 좌우하기 위한 원천기술 확보가 하나의 관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합종연횡과 공동 제휴를 통한 개발 및 보급 등도 다반사다.

당연히 삼성전자는 해당분야에 강점을 가진 기업과 기술제휴 등 공동전선 확보에도 신경을 쓸 것이다. 동시에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역량을 결집시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및 리튬 폴리머 배터리, 디스플레이, 카메라, 센서는 물론 반도체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자동차에 적용이 가능한 기술들이다.

당장은 공동목표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공생을 시도하겠지만 상황에 따라 어제의 친구가 적으로 돌변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단순히 부품 공급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완성차 측면에서 수익모델에서의 급진전을 바라 볼 수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전장사업팀 출범이 국내 자동차 기술 업그레이드와 고용창출 등 다양한 부수효과를 거두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국내 자동차 분야 또한 한국경제에 더욱 튼튼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