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정국을 어지럽히고 있는 가운데, 역사학계의 집필거부, 교수.교사들의 반대 성명으로 이어지던 반대 행렬이 국정교과서로 공부할 ‘배움의 주체’들인 학생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행동 SNS 갈무리)

대자보를 붙이며 교내 선언에 나서고, 나아가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행동'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SNS를 기반으로 활동을 시작해 지난 17일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부터 서울 정부청사까지 거리 행동에 나선 바 있다. 이 외에도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1인 시위를 펼치는 학생들도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학생들을 주축으로 전국에 국정화 반대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전북 전주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전주제일고등학교 2학년 노은선 학생과 이야기를 나눴다.

전주 제일고등학교 2학년 노은선 양은 방과후에 전주 번화가에서 많은 시민들에게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문제에 대해 알리고 있다. (사진=노은선 학생 제공)

먼저 노양은 국정교과서 행정고시가 발표되던 지난 12일, 시험기간인데도 불구하고 심란해지는 마음을 다스리기 어려웠다며 입을 열었다. “분명 ‘교육’이라는 것은 학생들을 위한 것인데, 국정교과서 발표를 보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과정을 바꾸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교과서도 마음대로 바꾸겠다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나기까지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 같은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노양은 “이번 국정교과서는 교육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단호하게 뜻을 밝히면서 역사교과서가 국정화가 된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집권당 편파적 역사관을 싣게 되고, 이는 결국 길게 보았을 때 이념적 양극화를 심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역사관을 나누는 수업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활동들을 못하게 되기 때문에 서로의 역사관을 존중하는 태도를 학습하기 어렵게 될 것이고 또 이것은 다원화 되는 사회에서 배우는 학생들마저도 많은 갈등을 겪게 될 거에요”라고 전했다.

전주 제일고등학교 2학년 노은선 학생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정부의 눈에만 올바른 교과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우리는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쓰여있다. (사진=노은선 학생 제공)

국정교과서 반대를 위해 1인 시위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을까? 노양은 확고하게 대답을 이어나갔다. “역사교과서 문제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길 바랐고, 학생의 입장을 사회에 들려주고 싶어 시작하게 됐어요. 또, 가장 큰 이유는 역사 교과서를 수호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였어요”라며 “후배들을 위해 다양한 역사 교과서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게 해주고 싶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보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노양은 정부의 국정교과서 결정이 철회되길 바라며 “국정교과서 저지를 위해 학생회와 연합해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학생 회장단 연합의 힘을 얻어 전주에서 청소년 거리 행동도 생각 중”이라면서 “앞으로 한국의 교육이 학생들을 위하는 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세대의 행복을 위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정부.여당은 미래세대를 위한다면, 지금 교육현장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편, 오는 24일에는 10대 청소년들이 모인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행동’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부터 서울 정부청사까지 3차 거리행동을 진행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