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폭스바겐 사태로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이 위기다.

국내 수입차 중 약 70%는 승용디젤차다. 이를 주도하는 업체가 BMW 및 폭스바겐 등 독일차 4사였지만 이 사건으로 ‘클린디젤’ 명성에 흠집을 냈다.

앞으로도 디젤차는 각종 제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도심지에 노후 디젤차 진입을 억제하는 ‘LEZ’ 제도가 조기에 정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경개선 부담금이나 환경기준 등도 엄격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독일 4사 등 수입차의 흐름에 큰 변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여기에 수입차의 근간을 흔드는 각종 규제들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우선 수입차의 부품비와 공임이 국산차 대비 매우 높다. 최근 들어 대체품 활용 등 각종 방법이 마련되면서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더욱 확산됐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노력과 개선의지가 약했던 것이다.

둘째로 사업용 차량에 대한 세제 개정안이다. 현제 전체 수입차의 약 40%가 사업용 차량이다. 2억원 이상 고가차량은 90%가 사업용 차량으로 등록돼 있다.

앞으로 사업용 차량으로 인정하는 기준을 임직원 보험 가입 및 운행일지 작성은 물론 상한치 약 3~4000만원으로 한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 지나면 출퇴근 차량까지 제한할 기세다.

이 경우 수입차 중 고가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기종은 개인적으로 구입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자동차세 개선 방향도 수입차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존 배기량 기준에서 가격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가한다는 개선방향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차에 심각한 타격이 된다.

가격이 높으면 그만큼 배기관련 장치 등의 성능이 상대적으로 월등하다. 선진국들처럼 배기량이나 환경, 가격 기준 등 복합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국민에게 알려주면서 개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기존 대비 약 15% 정도 상승한 보험료도 수입차의 부담을 늘릴 것이다.

이런 요소들이 수입차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면 1~2년 후 수입차 시장은 반토막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제도 개선안 중 일부는 무리수가 많고 검증도 약해 시장의 흐름에 역행할 수 있다. 심지어 최근 수년간 급격한 상승을 이룬 수입차 시장에 대한 부정적 기류는 아닌지 의심될 정도다.

그만큼 수입차에 녹아든 긍정적인 선진문화 및 소비자 선택폭을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수입차에 규제로 작용할 각종 규제들에 대한 단계적인 도입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는 물론 수입차업계의 자정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는 전제 하에서다.

수입차업계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균형 잡힌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