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전기자동차는 아직은 전위부대의 역할이다. 아직은 단점이 많다는 뜻이다.

우선 가격적 한계와 충전 인프라가 문제다. 전기차 소유자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도 약한 편이다.

다만 전기차는 현실적으로 가장 강력한 친환경차인 만큼 환경 문제에 대해 가장 운신의 폭이 크다. 향후 수용 가능한 현실적인 미래 자동차라는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전기차는 기존 단점을 없애고자 노력했으나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난 130여년간 내연기관차 위주로 가다 단기간 이내에 패러다임을 변신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는 오고 있다. 환경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고 오염원을 제공하는 자동차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세계 각국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시장 진입은 물론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전통적 자동차강국인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일본, 심지어 중국조차도 전기차에 대한 활성화 정책에 ‘올인’하고 있다.

한국은 전 정부부터 전기차 활성화에 목소리를 높여왔으나 실질적인 민간 보급은 지난 2014년에야 이뤄졌다. 이에 따라 전기차 보급은 올해까지 3천여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이는 선진국에 비해서는 매우 빈약한 수준이다.

우선 정책적 지원이 보조금에만 집중돼 있다. 필자는 전국 어디서나 수시로 보조금을 받으면서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과 아파트 충전 시스템 보급, 그리고 전기차 소유자를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 등 3대 요소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현재와 같은 보조금 제도는 초기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인 만큼 한계점이 곧 드러날 것이다.

전기차 비용 중 40~50%를 차지하는 배터리도 큰 관건이다. 정부는 지난 10여년 동안 배터리 가격과 에너지 효율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왔으나 투자 대비 효과는 그리 크지 못했다.

아직 대부분의 전기차가 일일 충전 120~150Km의 주행거리에 머물러 있고 가격도 같은 동급의 내연기관차 대비 2~2.5배다.

하지만 현재 내연기관차의 한계가 부각되면서 친환경차의 필요성, 특히 전기차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기 시작했다.

폭스바겐의 배가가스 조작문제가 그 예다. 이 사태의 불똥은 아우디 등 다른 차종에도 튀고 있는 상태다.

전기차 자체적으로는 단점이 사라지지 않았으나 외적변수로 보급 활성화가 촉진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회사들의 기술적 진보도 이뤄졌다. 오는 2017년에는 현재보다 약 2배의 에너지 효율화가 가능하고 가격적 부분도 어느 정도 하락할 것이라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인 테슬라도 일반 보급형인 모델X 등의 출시를 내후년이 아닌 내년 후반기로 앞당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이 모델이 출시된다면 세계 자동차사상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는 일대 사건이 될 것이다.

결국 시기적으로는 내후년이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빅뱅의 한해’가 될 것으로 본다.

물론 현재의 내용기관차 중심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기를 거부하는 자동차 산업체계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는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정부는 정책적 배려를, 국민들은 호응으로 자동차업계의 새 시대를 열 준비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