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올해 국내 수입자동차 점유율은 16%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만대를 훌쩍 넘긴다는 의미다. 최근 수년 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수입차는 이제 한국인들 생활에 깊숙이 침투한 상태다.

이 가운데 눈여겨볼 것은 ‘OEM 수입차’다. 르노삼성자동차의 QM3나 한국GM의 임팔라처럼 수입차이면서 보험 및 부품비, 공임 등은 국산차 대접을 받는 새로운 형태의 판매 전략이다.

해당모델들은 국내시장에 안착하면서 더욱 다양한 동일모델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OEM 수입차 점유율은 전체 수입차 점유율과 별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수입차 점유율은 20% 내외가 한계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브랜드가 지금 같은 판매전략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국산차 브랜드는 최근 소비자 소통 등 다양한 접근 전략을 통해 옛 영광을 부활시켜 가고 있다. 아직까진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은 물론 애프터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수입차 대비 강점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는 일부 소비자들이 수입차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으나 점차 현실을 파악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일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서는 피로현상은 물론 제살 깎아먹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완성차 판매 수익이 줄어들고 있고 같은 브랜드의 딜러들끼리 다툼이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왜 그럴까. 우선 젊은층 중심의 중저가 수입차 구입형태가 문제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대부분 각종 파이낸스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원금 유예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턱 낮추기’ 전략을 구사해 효과를 봤다.

하지만 원금 유예가 끝나가면서 이른바‘카푸어’ 현상이 사회적인 문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젊은층들이 집보다는 부모 이름 등을 빌려 수입차부터 대리구매하면서 책임문제가 급부상한 상황이다.

법인차 구입도 문제다. 정부가 이번에 사업용 차량 구입에 대한 법적인 테두리를 어느 정도 마련했으나 규제강도가 세다. 현재 2억원 이상의 최고가 수입차는 90%가 모두 사업용 차량이다. 개인적으로 고가 수입차를 현금 지불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싱가포르처럼 사업용 차량을 출퇴근용으로 인정하지 않을 바에야 구입 자체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이런 문제점들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들이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OEM 수입차 같은 대체품 제도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 수익 모델의 한계도 분명 커진다.

부품비와 공임에 대한 문제점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보험제도도 수입차에 부담이 되는 제도적 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국산차 대비 단점도 부각될 것이다.

결론은 수입차 브랜드가 현재 잘 나가는 시점에서 준비를 철저히 하고 국내 선진제도 안착과 저항선에 대비해 면밀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산차 메이커들도 본격적인 반격을 펼 것이고 소비자들도 허상과 현실을 확실히 구분하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