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7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제3차 세계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촛불문화제 '나비, 해방으로 날자'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일본군'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 촛불을 들고 있다. (ⓒ양은미 기자)

지난 12일 저녁 7시 서울 시청광장에서는 제3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촛불문화제 ‘나비, 해방으로 날자!’가 열렸다.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날을 기리고 그 용기를 기억하기 위해 2012년 제11차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지정한 날이다.

이날 열린 촛불문화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위안부 기림일의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고 할머니들이 그토록 원했던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하나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열렸으며 많은 시민과 단체들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는 이날 “아직 할머니들은 ‘아직 우리에게 광복이 오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광복절 기념행사는 없다. 광복절을 축하 할 수도 없다’라고 이야기를 해오셨다”며 “우리가 촛불을 들고 이 땅의 수많은 민중들과 함께 희망의 빛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또 “우리가 드는 촛불은 해방을 만들고 평화의 싹을 틔우는 불”이라며 “오늘 서울광장에서 시작한 빛이 전국 각지, 세계 각지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빛을 모으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모인 사람들은 촛불을 높이들며 뜻을 함께했다.

이와 함께 여성, 법률가, 기업인, 노동자, 학생 등 각 계 대표 7인이 이어서 평화 선언문 낭독을 이어 갔으며 ‘백창우와 굴렁쇠아이들’, ‘평화나비 네트워크’ ‘희망나비’ 공연 등의 문화제가 진행됐다.

앞서 이날 촛불문화제 전에는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를 시작으로 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행진하는 ‘나비행진’이 진행됐고, 평화콘서트도 열렸으며 낮 12시에는 제1191차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12일 오후 7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제3차 세계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촛불문화제 '나비, 해방으로 날자'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일본군'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의 '진정한 해방'을 염원하며 마음을 모았다(ⓒ양은미 기자)

◆ 촛불문화제를 함께한 사람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1992년 1월 8일 첫 수요시위를 시작으로 23년째 계속되어 온 할머니들의 외침에 이제 우리 모두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며 작은 목소리를 더해 큰 목소리로 할머니들과 함께 외칠 것을 강조했다.

이렇듯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함께 연대하는 것이 필요했고 그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함께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배우 권해효 씨는 문화제를 시작하며 “오늘 이 자리에 세대를 뛰어넘은 이들이 모두 모여 있기에 희망은 있다”라며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분노, 혹은 질투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해서 하나의 마음으로 끌고 가는 연대의 힘”이라고 밝혔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한 서울 시민은(30세. 여)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에 간절한 마음이 더욱 잘 전달되는 것 같다”라며 “나 또한 광복 70주년의 의미 때문에 관심을 갖고 여기에 참여했지만 앞으로 광복절이어서가 아니라 늘 같은 마음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갖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살아계신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일본이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대학생 서포터즈 경인교대 3학년 강소아 학생 (ⓒ 양은미 기자)

또한 대학생 서포터즈로 참여한 강소아 양(경인교대 3년)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평화나비 네트워크‘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우리는 일본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서 다른 단체들과 연대해 서로 활동을 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래 교사가 될 강 양은 일본군'위안부' 관련 역사교육에 대해서 “우리나라 교과서에 실린 내용은 간략해서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지적하며 “교사가 되면 눈높이를 맞춰 자율적으로 의견도 나눌 수 있도록 역사교육 환경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 양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문제지만 여전히 진실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잊혀지지 않을 거라는 걸 할머니들이 아시고 희망을 잃지 않으셨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각자 다른 계기로 서울 시청광장에 모였지만 희망을 담은 마음은 하나이며 그 마음이 모였을 때 노란나비의 날개짓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뜻에서 촛불문화제는 의미가 매우 컸다. 앞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이들이 할머니들의 외침에 함께 해주길 바라본다.

한편, 같은 날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힘겹게 이어오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정부가 나서서 도와달라”라고 호소가 담긴 편지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12일 오후 7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제3차 세계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촛불문화제 '나비, 해방으로 날자'가 진행됐다.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서울 시청광장에 모였다. 사진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폴란드 국적의 모자. (ⓒ양은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