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이 13일 공식 퇴임했다. 임기를 불과 37일 남겨 놓은 시점이다. 김 총장은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원칙이 무너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떠나면서도 수사권 문제와 관련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이다.


김 총장은 국회 사개특위에서 중수부 폐지 움직임이 일자 "상륙작전 중인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할 순 없다"며 당시 수사 중이던 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에 대해 강공 드라이브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김 총장은 국회가 검·경 수사권 조정 정부 합의안을 수정 의결한데 책임을 지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4일 사표를 냈다.


퇴임식에서 김 총장은 ‘검찰개혁’과 ‘중단 없는 부패수사’를 강조하며 "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 검찰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고 가혹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또한 검찰이 지고 가야 할 운명"이라며 "항상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순간의 지지에 들뜨지 말고, 순간의 비난에 흔들리지도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 "화려하고 의기양양하게 비뚤어진 길을 가기보다 질퍽거리더라도, 쩔뚝거리면서도 바른 길을 가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퇴임식에는 차동민 서울고검장,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 박용석 대검 차장이 참석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협상 관련, 사의를 표했다가 업무에 복귀한 홍만표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김 총장의 약력을 발표 했다.



전용상 기자  chuny9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