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전경. 19세기부터 탄광사업으로 번영했던 섬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인들이 강제노역에 동원, 122명이 숨졌다.

지난 5일,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당한 일본의 근대산업시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일본은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정부 입장 발표 연설에서 “근대산업시설군 일부에서 수많은 한국인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한 사실”을 인정했다.

등재 결정문에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의 발언을 주목한다는 내용의 주석이 추가됐다. 또한 일본은 후속조치로 조선인 강제노동의 역사를 인정하고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인포메이션 센터’를 설치 할 것을 발표했다.

일본이 줄곧 메이지시대의 산업혁명 유산이라고 주장하며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제외시키려 했던 기존 태도를 바꾼 것은 국제 사회 반발로 여론이 일본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과 한-일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에 더욱 불리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문서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역사적 진실이 온전히 반영되어야 함을 일관되게 주장하며 세계유산위원국들에게 적극 설명해왔다. 이에 이번 결정은 조선인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역한 역사적 사실을 일본이 사실상 최초로 인정하게 했다는 것과 세계유산등재에 있어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적 진실을 객관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실하게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데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은 “이번 결정은 희생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기억하고, 역사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며,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적 진실 또한 객관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일본측이 공언한 후속조치가 2018년도 세계유산위원회 제42차 회기까지 충실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이후 세계유산위원회의 틀 안에서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필요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