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2부터 13일까지 주한 미군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신효순·심미선 양을 추모하는 13주기 추모제가 열린다.

당시 중학교 2학년(14살)이던 심효순 양과 심미선 양은 2002년 6월 13일,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편도 1차선 지방도 56호선에서 주한미군이 몰던 장갑차에 의해 현장에서 압사 당했다.

주한미군은 미군 장갑차 사건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사진:국방부 트위터)

당일 오전 10시 30분 경, 두 여중생은 친구의 생일 잔치에 가는 길이었다.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편도 1차선 지방도 56호선은 인도가 만들어져 있지 않아 두 여중생은 도로를 따라 걷고 있었다.

이때 두 여중생 뒤로 주한 미군 미 보병 2사단 44 공병대대 소속 부교 운반용 장갑차가 오고 있었다. 선두 안내차량 1대, 병력 수송 장갑차, 그 뒤로 사고를 낸 장갑차, 일반 공병궤도 차량 3대, 후미 안내차량 1대가 따라오는 중이었다. 맞은편으로는 M2·M3 브래들리 기갑 전투차량 5대도 오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사고를 낸 장갑차의 폭은 3.65M로 두 여중생이 걷고 있던 도로의 폭 3.3M에 비해 더 넓었다. 이렇게 인도도 없는 도로에 도로 폭보다 더 넓은 차량을 몰고 오던 주한 미군은 장갑차로 두 여중생을 치여 죽이고 만다.

이후 장갑차를 운전했던 페르난도 니노와 마크 워커 병사는 두 여중생을 보고도 장갑차를 멈추지 않고 계속 운전했던 것으로 알려져 더 큰 공분을 샀다.

그리고 효순·미선 양의 유족들과 시민 단체 등에서는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와 재판 회부 등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미군은 "동 사고가 공무 중에 일어난 사고이고, 이제껏 미국이 제1차적 재판권을 포기한 전례가 없다”고 밝히며 사건을 동두천 캠프 케이시 내 군사 법정에서 군사 재판으로 열었다.

이 재판에서 미 군사 법정 배심원단은 당시 사고를 낸 페르난도 니노와 마크 워커에 대해 '공무를 수행하던 중 발생한 과실 사고'라 하여 '무죄(not guilty)' 판결을 내린다.

이렇게 두 여중생의 죽음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게 되면서, 한국 사회 전체가 분노에 휩싸였다. 그리고 미군 장갑차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조직되고, 당시 의정부여고 심우근 교사를 주축으로 11월 26일, 촛불 집회와 추모제가 함께 열렸다. 사실상 기폭제다.

이 추모제는 올해로 13주년을 맞는다. 추모제 하루 전인 12일에는 미선·효순 추모비 건립위원회가 경기도 의정부시 미2사단 캠프레드클라우드 앞 공원에서 추모 음악회를 개최한다.

추모제 당일인 13일에는 사고가 났던 효촌리 편도 1차선 지방도 56호선에서 추모제를 지낸다. 이 날 추모제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참석하기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