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난해, 중국은 4월 18일자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의 논평을 통해 한국의 해난 사고의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해 비판하며 중국도 거울 삼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로부터 일년 후인 지난 1일 중국에도 세월호와 유사한 선박사고가 발생해 중국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동팡즈싱호 침몰 tv 방송 캡쳐

▶ 2분도 되지 않아 침몰.. 사고직후 헤엄쳐 빠져 나온 선장과 기관사.

지난 6월 1일 오후 9시 28분경, 대륙의 중앙부를 횡단하는 중국의 대표 강 중 하나인 양쯔강에서 458명을 태운 대형 호화 유람선인 ‘동팡즈싱(東方之星 : 동방의 별)’호가 폭우와 돌풍으로 발생한 강한 회오리에 뒤집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해 사망, 실종자가 400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후베이성 젠리현 부근의 창장 강으로, 당시 주위에는 시간당 97mm의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초속 32m가 넘는 회오리 바람이 불어 닥쳤다. 기상 악화로 선박이 기울며 뒤집어 졌고 전복되기까지 2분여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탑승한 승객들은 노인여행단으로 50대에서 80대의 연령층이었으며 대부분의 승객들은 밤 늦은 시간이라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있던 중 날벼락을 맞았다. 이날 동팡즈싱호 선실 내에는 구명조끼가 비치되어 있었지만 워낙 순식간에 배가 전복되어 구명조끼를 입을 겨를도 없이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후 곧 바로 헤엄쳐 뭍으로 나와 구조된 선장 장순원과 기관장은 2일 오전 휴대전화를 빌려 사고를 회사에 알린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중국은 천여 명의 군대와 공군헬기 5대, 140여 명의 잠수부, 선박 40여 척을 동원해 구조 및 수색작업에 총력을 벌이고 있다. 또한 리커창 중국 총리가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 중국의 세월호가 된 '동팡즈싱호'

중국 동팡즈싱호 침몰 사건을 보면 지난해 국민적 슬픔을 안겨 준 세월호 침몰 사건이 여러모로 닮아 있다.

세월호는 지난 2014년 4월, 승객과 승무원 476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중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사망 295명, 실종 9명이 발생한 선박 사고였다. 당시 세월호의 선장은 기울어진 배에서 바지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해경 구명정으로 구출됐으며 침몰하는 세월호안에는 승객 수백 명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세월호 선원의 조타 실수, 화물 과적, 부실 고정에 따른 화물 이동이 사고 원인으로 예상되며 선장 이준석은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상태다.

한편 현재 구조작업 중인 동팡즈싱호는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선체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여객선이 1994년 건조 된 이후 수 차례 개조된 사실을 밝혀 구조와 설계변경이 이뤄졌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또한 언론은 과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선체 자체의 문제점이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히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동팡즈싱호의 선장은 세월호 선장처럼 대피 방송을 하지 않은 채 배를 버리고 헤엄쳐 먼저 빠져 나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선장은 중국 공안 조사에서 “회오리 바람으로 인해 배가 빠르게 침몰되어 구조신호를 보낼 시간이 없었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기상 악화 경고에도 운항을 강행하고 사고 직후 먼저 빠져 나온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리커창 중국 총리가 사고 보고를 받은 뒤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세월호 사고 당시 안전행정부와 청와대에 사고 상황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는 한국정부의 대응과 비교된다.

1일 침몰된 동팡즈싱호는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있고 구조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선장과 승무원이 적절히 대응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사고경위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