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조수진 기자] 요즘 젋은 세대들은 “나와 같지 않아도 틀린게 아니라 다를 뿐이다" 라고 생각하는 반면 흑백논리 시절을 보내온 기성세대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와 다르면 틀리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지적장애 아동과 통합수업이 결정되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게 되었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반 아이들 대부분이 지적장애아가 이상하다며 수근거렸고 그 아이는 그 아이대로 어울리지 못했다. 학부모들도 선생님 손이 그 아이에게만 향할까 탐탁치 않게 생각을 했으나, 우리 아이 교육상이란 핑계로 “그 아이는 너랑 틀린게 아니고 머리가 조금 아파서 다를 뿐”이라 얘기해줬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아이들이 자연스레 장애우 친구의 장점을 얘기하며 그 아이들이 우리와는 조금 다를 뿐이라고 이해하게 되었다.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장애우에 대한 시선이 바뀌는 걸 보며 긍정의 시선으로 바뀌었다.

사전을 찾아보면 다름은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같지 않음’을 의미하고 틀림은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거나 어긋나는 것’을 나타낸다.  영어단어로 다름은 unlike (비슷하지 않다), 틀림은 mistake (실수) 혹은 wrong (잘못된 것) 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단어의 뜻을 살펴보면 이렇게 다른데 대다수 사람들은 다름과 틀림을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름이란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포용하는 반면 틀림은 잘못된 것이기에 부정적이고 공격적 성향을 띄게 된다.

프랑스 위그노 전쟁부터 최근의 보스니아 내전 까지 대부분의 종교적 분쟁이나 현 시대의 일부 개신교들의 문제점도 포용적인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에 공격적인 전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조계종 스님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명동성당에서 예배를 함께 드리는 모습이나 신부와 수녀들이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은 나랑 다른 종교이지만 인정과 포용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진정한 종교인의 참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산정책연구소에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이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는 의견이 20%를 넘어 ‘안티 다문화’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이런 ‘혐오주의’가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에 첫 번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최근 진중권 교수는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혐오주의가 심해지는 이유를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수평폭력이 생기고, 가상의 적(외국인, 노동자, 중국인등)을 만들어 혐오를 퍼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인들이 특정한 일에 분노, 적대감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해서 그 사람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인간의 성숙함의 첫 출발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한다.  어렸을 적, 내가 보는 모든 사람의 얼굴이 다 다르게 생겼다는 걸 신기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사람들의 얼굴, 지문, 성격이 다 다르듯이 각자의 생각도 다르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살고 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인정할 때 갈등과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