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조수진 기자] 우리 주위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추계 1인 가구 비율은 27.1%로 대한민국 인구의 4명중 1명은 1인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전체가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구도 2010년 들어 4인 가구에서 1인 가구로 변화했다.

개인화된 사회분위기와 평균수명의 증가, 늦은 초혼, 늘어나는 이혼, 아이를 유학 보낸 기러기아빠 등 1인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과거에는 혼자사는 사람을 은둔형외톨이라 칭하며 부정적 시선으로 보기도 했다. 하지만 혼자 산다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대는 끝났다.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현명하게 소비하며 혼자의 삶을 즐길 줄 아는 화려한 싱글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 살아가는 모습을 연예인을 통해 그린 예능 프로그램도 나홀로족을 엿 볼 수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소비시장도 바뀌고 있다.

대형마트는 1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상품을 늘리는 등 싱글족 마케팅을 확산하고 있다. 신세계이마트의 ‘990원 야채모음’은 기존포장에서 양을 줄인 양파, 고추, 당근, 상추등의 야채를 한명이 먹기 적당한 양으로 팔고있다. 이 제품은 전체 채소매출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손질된 채소나 4분의1 두부, 6구짜리 달걀등 소량 제품의 판매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1인용 주방용품이나 1인용 미니가 전제품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며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업체들의 급증으로 찬바람이 불었던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편의점에서는 대용량생수와 봉지면 판매량이 급증하고 도시락 등 간편식이 인기상품으로 등극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가격거품을 스스로 걷어내는 젊은층의 소비패턴으로 인해 컵 얼음같은 DIY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나홀로족을 위한 소셜다이닝이나 싱글 전용식당도 각광받고 있다.

‘소셜다이닝집밥’은  SNS를 통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식사를 즐기며 인간관계를 맺는다. 한끼 식사하는 것을 넘어서 봉사, 취미, 스터디, 사교 등의 모임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어플인 ‘소모임’도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 동호회 형식으로 모임을 만들어 취미를 공유할 수 있어서 인기가 높다.

신촌의 라면집 ‘이찌멘’은 1인 전용식당으로 자리마다 칸막이가 있어서 사람들 눈치 살피지 않고 혼자 편안히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논현동 ‘오마에’는 1인 화로구이가 구비된 곳으로 1인 전용자리마다 1인화로가 놓여 있어 남 눈치않보고 혼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주거도 싱글족을 위해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흔히 원룸이라고 하는 소형오피스텔에 한정되어 있던 싱글전용 공간이 10평 전후의 초소형아파트의 등장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또한 필요한 공간만 공유해서 비용을 절감하는 쉐어하우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TV프로그램도 혼자사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프로가 속속 제작되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는 대표적인 싱글 라이프 예능이다. 1인가구의 다양한 삶을 연예인의 일상으로 그린 프로그램이다. 나홀로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유쾌하게 바꾸고, 그들을 배려하고 인정하는데 공헌하고 있다.

최근 출연한 신화의 ‘김동완’은 혼자 사는 삶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어를 배우고 청계천에서 도시락을 먹고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등 혼자 사는 삶을 진정으로 즐기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혼자 사는 게스트의 냉장고를 무대로 옮겨 유명쉐프와 전문가들이 싱글족을 위한 웰빙 요리를 선보인다. 혼자 살면 즉석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먹을 수밖에 없는데 건강하게 혼자 살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게 프로그램의 취지다.

그 밖에도 이혼남녀, 싱글 남녀 등 1인 가구의 삶의 애환을 그린 tvN ‘식샤를합시다’도 인기에 힘입어 시즌2가 방송 중이다.

노명우 아주대교수는 저서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은 사회몰락의 징조가 아니라 기존의 가족 중심성이 약해지는 것에 불과하다”며 “혼자 사는 것은 고립이 아니라 홀로서기를 통해 다른 삶을 모색하려는 개인의 분투일 뿐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