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공식홈페이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4월 재보선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를 끝내 포기했다. 불출마 선언까지는 아니지만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신당을 추진 중인 ‘국민모임’으로서는 탄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민모임 지도부는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를 종용해왔다.

국민모임으로서는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가 국민모임의 신당 창당 추진에 확실한 동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되자마자 시민사회세력은 통합진보당을 대체할 진보 정당의 출현을 꿈꿔왔었다. 물론 정의당 등 진보정당이 있지만 진보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진보정당 창당을 꿈꿨고 이에 국민모임을 만들었다.

국민모임은 오는 9월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 있다. 바로 인재 영입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양당 구조를 깨기 위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었다는 기치는 내걸었지만 인재가 모여들지 않고 있다.

국민모임 지도부는 여러 인사들을 접촉해서 의사를 타진해봤지만 그때마다 해당 인사들은 손사레를 쳤다.

해당 인사들이 손사레를 친 것은 과연 내년 총선에서 얼마큼 돌풍을 일으킬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거대 정당 틈바구니 속에서 과연 국민모임이 얼마나 돌풍을 일으키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자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만한 조직과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있어야 한다.

진보 정당의 순수함은 ‘정책으로 승부하면 된다’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진짜 순수한 것이다.

차기 대선에 회오리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 있느냐 여부와 전국단위의 조직력을 갖췄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인물들이 모여들기 쉽지 않다. 해당 인사들이 국민모임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이다.

이럴 때 내년 총선에 ‘국민모임’의 간판을 갖고 나와도 충분히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모임은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를 종용한 것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돌풍을 일으켜야 국민모임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국민모임이 이번 재보선에서 돌풍을 일으킨다면 야권 재편이 가능해진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책임론이 꺼내진다. 그리고 그 책임론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탈당을 하게 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분당은 국민모임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러자면 이번 재보선에서 돌풍을 일으켜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가 국민모임 지도부에서는 필요했다.

하지만 정동영 전 장관은 출마를 끝내 포기했다. 포기한 이유는 정치적 신의 때문이다. 정동영 전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면서 4월 재보선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출마를 하게 되면 정치적 신의를 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정치적 신의를 밥 먹듯이 어기는 정치인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정동영 전 장관은 차기 대권까지 노려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출마를 번복하고 출마에 나선다면 나중에 대선 과정에서 이 문제는 반드시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정동영 전 장관 개인으로 봤을 때 이번 재보선 출마는 독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동영 전 장관은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결국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이제 국민모임이 문제가 됐다. 재보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없다는 것은 결국 인재 영입이 쉽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9월까지 창당을 하겠다는 일정이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쩌면 신당 창당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는 어떻게 보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거대 양당 사이에 낀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현실을 타개하는 방법은 정가에 태풍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인물을 영입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