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경남도지사 공식사이트

홍준표 경남지사의 이른바 골프 논란이 모처럼 논의되고 있던 선별적 복지 논쟁에 찬물을 끼얹었다.

홍준표 지사는 28일 귀국 후 인천공항에서 “현지에서 공식 일정을 마치고 나머지 시간을 비공식 비즈니스로 내가 접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내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론 국민정서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SNS를 통해 유감스럽다고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지사가 언급한 것처럼 ‘잘했다’는 것은 아니고 ‘국민정서에 어긋나기 때문에’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무상급식 중단 선언과 맞물리면서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골프 친 것만 논란이 되면 부적절한 도지사로 평가받을 수 있겠지만 무상급식 중단 논란과 겹치면서 홍준표 지사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런 비난의 여론이 결국 선별적 복지 논쟁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 것이다. 홍준표 지사도 이를 생각했는지 야당이 제기하는 책임론에 대해 자신이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느냐면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또한 복지 논쟁을 하려면 품격 있게 해야지 개인에 대한 비난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언급했다.

홍준표 지사의 발언처럼 무상급식 중단 논란이 골프 논란까지 가세하면서 정치적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

현재 경상남도 정가는 벌집 쑤신 듯하고 있다.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선언에 야당과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학부모들이 뿔이 났기 때문이다.

매일 경남도청에서 1인 시위 등을 하고 있다. 또한 곳곳에서 등교 거부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무상급식 중단 논란은 경남발 바람을 타고 중앙정치로 번지는 모양새이다. 새누리당은 “기회는 이때다”라면서 ‘선별적 복지’ 논쟁에 불을 당기려고 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내놓은 보편적 복지를 접고 이제는 선별적 복지로 나아가려고 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보편적 복지는 포퓰리즘이라면서 이제는 선별적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동력이 됐던 것이 바로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선언이다. 중앙정치 특히 새누리당은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선언과 맞물려 선별적 복지 논쟁에 불을 당겼다.

문제는 홍준표 지사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면서 그 선별적 복지 논쟁에 찬물을 끼얹었다. 새누리당은 현재 선별적 복지 논쟁을 꺼내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별적 복지를 꺼내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대중은 인식을 해버렸다. 그 이유는 “아이들은 밥을 굶고 있는데 홍준표 지사는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탔을뿐더러 미국 출장을 가서 골프를 쳤다”라는 인식이 너무나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선별적 복지를 하자는 이야기만 꺼내도 홍준표 지사와 연관이 되기 때문에 쉽게 꺼내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의 내년 총선 정책 아젠다를 세우는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정책 아젠다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보편적 복지라는 아젠다를 이제 확실하게 세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선별적 복지를 아젠다로 내세우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홍준표 지사가 부적절한 행동만 하지 않았다면 선별적 복지를 아젠다로 내세우면서 야당 등을 대대적으로 공세할 수 있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아젠다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 총선 이슈 주도권을 야당에게 빼앗길 수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아젠다로 내세울 때 야권은 탄식을 내뱉었다. 아젠다 선점 과정에서 여당 후보에게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젠다 선점은 중요하다. 그런데 야권은 보편적 복지라는 아젠다를 확실하게 세운 반면 새누리당은 ‘선별적 복지’를 아젠다로 내세우는데 있어 망설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만큼 홍준표 지사의 부적절한 행동이 내년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