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조수진 기자] 코스피 상장사인 중견 제약사 신풍제약의 장원준 사장이 지난 2010년 분식회계로 물러난 이후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하려는 조짐과 함께 지주사를 설립해 증여세를 물지않고 편법으로 승계한 의혹이 일었다.

▶송암사라는 지주회사 설립해 증여세 탈세?

지난해 장원준 사장은 송암사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송암사는 부동산 매매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대표이사직은 장 사장의 어머니와 아내로 구성되어 있는 가족 회사다. 또한 회사 지분 역시 장 사장과 어머니, 부인, 장인 등 오너 일가가 88.8%를 보유하고 있다.

▲신풍제약 홈페이지 메인화면

지난 2010년 분식회계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장 회장은 올해 2월 신풍제약의 장영택 회장이 별세한 후 지주사 전환 절차에 들어가며 경영 일선에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장 사장이 가진 신풍제약의 주식은 19%에 불과하지만 어머니, 부인, 장인 등 가족들이 보유한 8.6%의 지분을 비상장사인 송암사에 현물출자해 거액의 증여세를 내지 않고 지주사 전환을 통해 장 사장은 단숨에 신풍제약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지주회사인 송암사가 사업자회사인 신풍제약을 지배하게 되어 지주회사의 지분율이 높으면 자연스레 그 아래인 사업자회사까지 지배하게 되면서 장 사장의 경영권이 강화되는 원리다.

또한 상장회사의 지분을 승계받을 시 고액의 증여세를 내야하지만 비상장사인 송암사를 통해 증여가액을 낮추는 한편 지난 2010년 분식회계 혐의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았던 장 사장의 경영 복귀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같은 의혹에 대해 신풍제약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에 나서게 된 것은 회사의 자금 지원 목적이었으며 증여세 탈세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식회계 혐의로 물러났던 장 사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채 “지켜봐 주셔야 할 것”이라는 관망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재벌가의 편법 승계 논란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재벌의 편법 승계와 지배력 강화 등을 제한하는 재벌개혁 법안을 발의했다(사진:더불어민주당)

한편 대기업의 편법 승계 의혹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지난 97년 IMF 이 후 LG 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바꾸며 이 같은 방법을 쓴 후 SK그룹, 대한항공, 한국타이어, 넥센 그룹 등 대기업들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후계자 승계와 증여세 상속세 등을 절약하며 논란이 되어 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재벌의 편법 승계와 지배력 강화 등을 제한하는 재벌개혁 법안을 발의했다.

이는 19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여당의 반대로 논의 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 상법 개정안, 법인세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이다.

앞으로 관련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통과할 시 관행시 되어온 재벌가의 편법 승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