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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단체 ‘어버이연합’ 실체 드러나다
장중구 기자 | 승인2016.05.03 12:59

[미디어세상=장중구 기자]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억대의 자금을 지원한 사실과 함께 청와대 정무수석실 소속 허현준 행정관이 집회를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며 어버이연합의 배후 세력에 대한 강력한 의혹이 제기됐다.

▶어버이연합, 그들은 누구인가

어버이연합은 연평균 150회의 각종 시위에 참여하는 극우 성향의 단체로 지난 2006년 5월 8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취지로 발족한 대표적인 보수단체다. 이들은 발족 초기부터 보수정치세력의 입장에 서서 항상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로 반대 시위자들과 충돌을 일으키며 악명을 떨쳐왔다.

어버이연합은 년평균 150회의 각종 시위에 참여하는 극우 성향의 단체로 지난 2006년 5월 8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취지로 발족한 대표적인 보수단체다(사진:kbs 뉴스)

또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2년부터는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시위를 집중적으로 펼쳤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 세월호 특별법 반대 시위 등 시국 문제는 물론이고 박 대통령과 날을 세운 이재오 의원 규탄 시위,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내 비박계 의원들을 규탄하는 시위 등 박 대통령의 개인 경호 단체를 방불케 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60대 이상의 노인들로만 구성된 이 단체가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며 강력한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배후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임기 중인 지난 2010년 서울특별시가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의 일환인 '도시 빈곤층 무의탁 독거노인 점심 및 도시락 제공'이란 명목으로 어버이연합에 1,100만 원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며 의혹은 점점 짙어졌다.

▶어버이연합 배후는 전경련과 청와대?

지난 11일 시사저널은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반대 집회에 ‘일당 알바’를 고용, 2014년 한해에만 1200여명을 동원해 집회를 열었다는 결정적 증거를 밝혀 보도했다. 이들이 입수한 ‘어버이연합회 집회 회계장부’에는 어떤 집회에 누가 얼마를 받고 동원되었는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인 벧엘복지재단에 전경련이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1억 2천만원을 입금한 사실을 JTBC가 보도하며 어버이연합의 배후세력에 대한 실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사진:전경련 홈페이지)

그러면서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인 벧엘복지재단에 전경련이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1억 2천만원을 입금한 사실을 JTBC가 보도하며 어버이연합의 배후세력에 대한 실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버이연합의 돈줄로 밝혀진 전경련은 공익 목적이라 해명했지만 이후 4억여원이 넘는 돈이 추가 지급된 사실이 밝혀지자 어떠한 사실도 확인해 줄수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또한 어버이연합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추선희 사무총장이 지난 22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 행정관이 한·일 위안부 합의안 체결과 관련된 집회를 열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말해 각종 시민 단체를 관리하는 정무소속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허현준 행정관이 집회를 지시하는 ‘관제데모’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며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여기에 시사저널이 지난 27일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과 탈북어버이연합 김미화 대표가 4월20일 모 언론사 기자와 대화를 나눈 녹취록을 공개해 '관제데모'의혹에 힘을 실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허 행정관이 지시를 한 건 맞잖아요. 팩트잖아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추 사무총장이 "말 그대로 지금 이 시민단체들 다 걔(허 행정관) 손에 의해서 움직이는 건 맞지"라고 대답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어 어버이연합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탈북어버이연합의 김미화 대표는 같은 날 기자와의 대화를 통해 “자기(허 행정관)가 집회 지시를 이렇게 지시하는데, 총장님(추 사무총장)은 ‘그게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이게 오히려 역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더니 이 ×이 ‘자기 말 안 들으면 예산 지원하는 거 다 잘라라. 책정된 거도 보류시켜라’ 이런 식으로 허현준이가 다 잘랐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관제데모 의혹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허 행정관은 이 같은 보도를 한 ‘시사저널’과 관련 기자들을 상대로 민형사상 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어버이연합 문제에 대해 “시민단체가 이것하는데 이게 어떠냐 저쩌냐 하는 것을 대통령이 이렇다 저렇다 하고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청와대가 지시한) 사실이 아니라는 보고를 분명히 받았다”고 말해 어버이연합과 청와대는 관계가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어버이연합, “돈 받은건 인정하지만 청와대 지시 없었다”

어버이연합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추선희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종로구 인의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추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어르신들의 무료급식을 위해 전경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것은 인정했지만 청와대의 개입설은 강하게 부인했다.

어버이연합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추선희 사무총장이 지난 22일, 어버이연합과 관련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사진:jtbc)

추 사무총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무료급식이라는 좋은 일을 하는데도 지원을 안해주는 것을 보고 벧엘복지재단이라는 재단을 통해 지원을 신청하고 받았다”며 “전경련은 벧엘복지재단 지원금 일부가 어버이연합 운영비로 사용될 줄 몰랐을 것”이라며 전경련을 감싸고 돌았다.

이어 “저희 어르신들이 벧엘복지재단을 통해 예산을 받아서 무료급식을 하는게 뭐가 잘못됐냐”며 “어버이연합이 1억 2천만원 지원 받아서 어르신들 무료급식, 식사비용 한 것을 가지고 우리 어버이연합은 마녀사냥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개입설과 관련, “우리는 어느 누구한테도 지시를 안받는다”며 “우리가 하고 싶은거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한다. 이것이 거짓말이라면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해 청와대 개입설을 전면부인했다.

▶야 3당 TF, “환부 도려내겠다”

어버이연합과 전경련, 청와대로 이어지는 어버이연합 게이트가 일파만파로 퍼지자 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어버이연합 의혹과 관련 각각 진상규명을 위한 불법자금지원 태스크포스(이하 TF)를 구성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어버이연합 의혹과 관련 각각 진상규명을 위한 불법자금지원 태스크포스(이하 TF)를 구성했다(사진:kbs)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진상조사 TF 위원장은 진상규명 TF 첫 회의에서 “지금까지 밝혀진 정황에 의하면 청와대의 권력과 전경련의 재력, 국정원의 공작 능력이 삼위일체 되어 보수단체를 동원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실체와 배후를 규명하는데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임내현 법률위원장 역시 “집회 지시를 개인 행위로 치부하는 청와대의 언급은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5공으로의 회귀를 막기 위해 강력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야 2당은 청와대 행정관의 집회지시 의혹과 관련,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를 위해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청와대에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의 출입기록 요청과 청와대 소관 상임위인 국회 운영위 소집을 제안했다.


장중구 기자  jjk@mediak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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