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플라이이펙트 가습기 살균제 '세퓨' (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14명의 사망 피해를 낸 가습기 살균제 '세퓨'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를 활용해 아무런 근거 없이 졸속으로 제조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세퓨’의 제조·판매사인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 씨와 원료 물질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회사에 공급한 H사 김모 대표를 28일 소환 조사하고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세퓨’는 2009년부터 폐손상 사망 사태가 불거진 2011년까지 3년여간 판매됐으며 강한 흡입독성으로 상당한 인명피해가 났다. 사망 규모로만 보면 옥시(70명)와 롯데마트(16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지난 2005년 ‘버터플라이이펙트’라는 회사를 설립한 오 전 대표는 당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가습기 살균제 판매 준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살균제 제조 등에 문외한이던 오 전 대표는 주로 인터넷 관련 사이트를 참조해 제조했다. '세퓨'의 원료물질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으며, 제조 방법 역시 인터넷과 옥시 제품 용기에 표기된 성분을 참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PGH라는 살균제 원료는 옥시의 원료성분인 PHMG와 달리 한 번에 다량을 마셔도 거의 무해하고 피부와 눈에 대한 자극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독성이 PHMG보다 4배가량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PGH는 덴마크 케톡스사가 해당 물질이 함유된 살균제를 만들어 팔고 있었으나, 흡입 독성 가능성은 전 세계 어디에도 실험된 기록이 없다.

때문에 오 전 대표는 해당 성분이 가습기를 통해 공기 중에 분무 됐을 때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사실상 무시하고 제품을 제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시 버터플라이이펙트는 직원 10명 남짓한 영세기업으로 제조.연구를 담당하는 전문인력도 없어 살균제 비전문가인 오 전 대표가 직접 원료수입업자 김 씨를 통해 PGH를 대량 수입한 뒤 물과 PGH를 적당히 배합해 '세퓨'를 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특별수사팀은 오 전 대표가 안전과 관련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채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