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이주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회동 후 각기 다른 발언을 하며 갈등이 불거지자 당 내홍의 불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대표는 지난 25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사 기자간담회를 통해 “더 이상 계파싸움하지 않고, 공허한 관념의 정체성에 흔들리지 않아야 수권정당, 대안정당이 될 수 있다”며 당내 계파 갈등 문제를 거듭 강조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앞서 22일 김 비대위대표와 문 전 대표가 총선이 끝난 것에 대한 소회 등을 나누며 저녁 만찬 회동을 가졌다.

다음날인 23일, 문 전 대표는 회동 내용에 관해 “비대위가 끝난 뒤 (김종인 대표가) 당대표를 할 생각을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며 “(김 대표에게) 지금 상황에서 합의추대는 전혀 가능해 보이지 않고 전당대회 역시 상처만 받으시니 나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설명드렸다"고 밝혔다.

이에 김 비대위 대표는 2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내가 출마하면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더 이상 개인적으로는 문 전 대표를 안 만날 것이다. 믿을 수가 없다”고 말하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는 것을 구해놨더니 문 전 대표와 친문(親文)이라는 사람들이 이제 와서 엉뚱한 생각들을 한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언론 보도가 나간 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을 우려한 문 전 대표는 입을 다물었다.

문재인실은 지난 25일 “지난 22일 문 전 대표와 김 대표의 만찬 회동 이후의 발언으로 언론이 사소한 진실 다툼으로 틈을 자꾸 벌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에 대해 일절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가 더 이상 당권이나 전당대회 등 당내 문제에 관여하지 않을 것을 덧붙여 알려왔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은 들썩거렸다. 더민주 이상민 의원은 25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화가 많이 났겠지만 그런 말을 밖에다가 하는 것은 현재 우리 당의 취약한 구조나 상황을 볼 때 적절치 않고 조금 삭혀야 한다”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괘씸하다고 발언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민주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26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라디오 전망대'에서 “문 전 대표는 어떤 이야기를 해놓고 뒤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다른 정치인들하고는 다르다”며 “문 전 대표가 말을 바꾼다, 헛소리를 한다는 발언은 김 대표님이 언론을 향해서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대표는 지난 25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사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되었다고, 우리 당의 ‘비상상황’이 해제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안일한 판단이라고 본다”며 “호남 민심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우리 당은 계속 비상상황이다. 정권교체의 길도 매우 험난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계파싸움하지 않고, 공허한 관념의 정체성에 흔들리지 않아야 수권정당, 대안정당이 될 수 있다”며 “총선에서 우리가 뼈 속 깊이 새겨야할 교훈은 ‘당권’이라는 계파의 욕심이 아니라, ‘집권’이라는 국민의 염원”이라 말해 당내 계파 문제를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