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세계 1위 조선소로 호황을 누려왔던 현대중공업이 9개 분기 연속 5조여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가운데 잇따른 중대재해까지 발생해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현대중공업은 20일, 지난 11일부터 19일 사이 3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것과 관련 전사적으로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섰다.

앞서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 19일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선실1공장 인근에서 직원 이모(54)씨가 지게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전날인 18일에도 굴착기 조립공장에서 사내하청업체 직원 노모(36)씨가 굴착기 엔진후드와 붐대 사이에 끼이는 사고로 사망했다.

또 11일에는 도장공장에서 사다리차를 타고 일하던 근로자가 선박 블록 돌출부와 사다리차 작업대 사이에 끼여 숨졌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안전대책을 수립해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작업장의 위험요인을 재점검한 뒤 점검결과에 대한 발표와 토론, 안전점검표 작성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안전관리 책임경영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면서 중대재해 발생시 해당 사업본부의 성과 평가를 1등급 하향하고, 담당임원에게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매년 되풀이 되고 있어, 이러한 대책들은 근본적인 처방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3건의 사건 외에도 올 2월엔 해양사업부 직원 조모(31)씨가 리프팅 프레임에 깔려 숨졌으며 지난달에는 사내하청 노동자 서모(44)씨까지 사고로 사망해 올해 모두 5명의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3명의 근로자가 산재로 사망했고 2014년엔 무려 8명의 근로자가 산재로 숨졌다.

때문에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현재 안전 시스템을 전면 조사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안전 담당자와 관리직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의식 교육이 필요하고, 안전부문장을 안전 관련 전문가로 재선임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직접 챙기는 책임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월 사측이 노사관리 담당 중역을 안전관리부분 임원으로 앉혀 안전관리 시스템이 붕괴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연이은 사고 발생에 대해 경찰 등 관계기관과 회사와 근로자가 함께 사고 원인 파악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작업중단을 하고 안전점검 관련해서 점검을 계속하고 있으며 사내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사업부 직속으로 안전관리부 조직을 개편해서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내의 200여 대에 이르는 모든 지게차 운행을 중단하라는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근로감독관 1명을 21일부터 현대중공업에 무기한 상주하도록 해 전반적인 사내 안전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현대중공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