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선수는 강한 멘탈과 클러치 능력, 정확한 퍼팅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사진:전인지 선수 공식 페이스북)

[미디어세상=유창선 자유기고가] 전인지 선수(22·하이트진로)는 2015년 LPGA 메이저대회인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이 우승 덕분에 L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전인지는 2012년 KLPGA에 입회, 2013년 제27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5 KLPGA 연말 시상식에서 상금왕, 대상, 최저타수상, 다승왕, 국내 특별상, 해외 특별상 등에 선정돼 6관왕을 차지했다. 전인지는 LPGA 메이저 대회 제70회 US 여자오픈, 일본 메이저 대회 JLPGA 살롱파스컵과 일본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국내 메이저대회인 KB 금융 스타 챔피언십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까지 휩쓸었다. 전인지 선수는 한국, 일본, 미국에서 개최된 메이저 골프 대회에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작년 한·미·일 골프 투어 8승 중 메이저대회에서만 5승을 거두며 일약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LPGA US 여자오픈을 우승하고 나서 기자회견 중에 전인지 선수는 “모든 순간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스승인 “박 원 원장을 만나고 나서는 정말 즐기는 골프를 하게 됐다”고 했다. 2016년 LPGA 데뷔하며 '즐기는 게 키워드'라고 밝혔다. 2016 시즌 본인의 목표는 “상금랭킹 톱10 안에 드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이라고 했다.

2016년 LPGA 데뷔전이었던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골프대회에서 자주 ‘톱10’에 오르기 위해서는 세 가지 능력, 즉 침착한 멘탈, 견고한 스윙, 노련한 코스 운영능력이 필수다. 실제로 전인지 선수는 강한 멘탈과 클러치 능력, 정확한 퍼팅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 즐기는 골프를 하겠다는 전인지 선수는 자기만의 게임을 추구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 진로)

무엇보다 치밀한 계획을 바탕으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스마트 골프’를 한다.전인지는 초등학교 때 수학경시대회 대상을 탔을 정도로 수학을 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 친구가 티칭 프로로 일하는 골프 연습장에 갔다가 인생이 바뀌었다. “애걔, 그것 밖에 못 하냐”는 티칭 프로의 말에 3시간 동안 손에 물집이 잡힐 때까지 1000번의 스윙 연습을 하는 지독한 모습을 보고 아버지는 사업을 접고 딸 뒷바라지에 나섰다. 어머니도 작은 식당을 하며 경비를 댔다. 전인지는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 고등학교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전인지는 “예전에 수학 공부를 할 때 늘 ‘왜 그럴까?’를 생각하면서 주어진 문제에 무섭게 집중했다”며 “골프를 할 때도 코스 형태나 날씨, 스윙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확률이 높은 곳에서만 버디를 노려야 스코어를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전인지는 싱가포르 공항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부상을 당해 4주 동안 투어를 떠나 있었다. 부상 복귀 후 2차례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다. 부상 전 치른 혼다 LPGA 클래식 준우승을 포함하면 3개 대회 연속 준우승이다. 준우승은 ‘우승을 놓친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우승 조급증은 없다”며 “준우승은 실패 아닌 성과”라며 만족스럽게 여겼다.

전인지는 지난주 롯데 챔피언십을 마친 뒤 “내 게임을 즐기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부상으로 한 달을 쉰 뒤에도 대회마다 우승 경쟁을 벌인 것은 재활 훈련과 함께 루키로서 LPGA 투어 적응 과정이 성공적임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전인지는 특유의 근성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사진제공:하이트 진로)

전인지는 우승에 연연하는 경기는 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확고하다. 호주 동포 이민지(20)에 1타차 우승을 내준 롯데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 버디 퍼트를 할 때도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 버티 퍼트를 놓치고 따로 경기를 마친 뒤에야 1타차 준우승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올해 LPGA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라운드에서는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전인지보다 더 완벽한 경기를 펼쳐 우승했고, LPGA 롯데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는 이민지가 8언더파라는 맹타를 휘둘렸다. 전인지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는 개의치 않는다”고 늘 말해왔다.

2014년 톱10 진입률 1위는 현 세계2위 박인비 선수다. 23개 대회 중 17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어 진입률이 74%였다. 2015년 톱10에 가장 많이 든 선수는 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다. 24개 대회에 출전해 17개 대회에서 톱 10에 들어 71%의 진입률을 보였다. 최근 15년 내 최고 톱10 진입률을 낸 선수는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다. 2004년 18개 대회에 출전하여 16개 대회에 톱 10에 들어 89%의 진입률을 기록했다.

전인지 선수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 중에서는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짧은 편이다. LPGA 최장타자인 렉시 톰슨(미국)의 286 야드와 무려 30야드 가까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인지 선수가 2015년 LPGA 메이저대회인 US 여자오픈에서 우승 L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사진:전인지 선수 공식 페이스북)

LPGA 루키 전인지 선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신나게 즐겁게 스마트하게 수학문제 풀 듯 경기를 풀어가는 ‘스마트 골퍼’ 전인지 선수의 LPGA 루키로서 아름다운 활약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