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장중구 기자] 대구 지역에서 31년만에 야당 김부겸 후보가 당선되며 이번 총선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는 정통 야당 출신으로는 1985년 신한민주당 유성환·신도환 후보 당선 이후 31년만이며 지금처럼 한 지역구에서 한 명만 뽑는 소선거구제하에서는 지난 1971년 이래 45년 만의 일이다.

▶삼세판 김부겸

앞서 김 후보는 경기 군포에서 16-18대에 금배지를 단 3선 의원이다. 하지만 4선 도전을 앞둔 지난 19대 총선에서 “더이상 지역주의 정치와 계파정치를 하지 않겠다. 월급쟁이 국회의원이 되지 않겠다”며 대구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대구 수성갑에서 야당 의원으로는 31년만에 당선되며 기염을 토했다(사진:김부겸 홈페이지)

하지만 대구는 야당 후보에 녹록한 곳이 아니었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에 패한 김 후보는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에게 거듭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연이은 두번의 좌절에도 김 후보는 수성구 골목 골목을 더욱 파고 들며 국민을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김 후보는 선거 전날인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30년간 한 정당에게 모조리 밀어주는 방식으로는 대구의 발전은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오는 6월 대구 경제의 사활이 걸린 남부권신공항의 입지선정 결과가 발표된다”며 “위만 쳐다보고 납작 엎드린 여당의원이 아닌 야당 국회의원이 함께 있으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침체에 빠진 대구 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여야가 손을 잡고 공존 협력하는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며 “대구 시민이 깨어 있음을 표로 웅변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대구, 투표로 응답하다

제 20대 총선의 총 투표율은 58.0%로 집계됐다. 그 중 대구는 전체 평균 투표율보다 낮은 54.8%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구내에서 김 후보의 지역구인 수성갑은 64.1%이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대구에서 두번의 고배를 마셨지만 더욱 수성구의 골목을 파고들며, 민심을 보고 들어 20대 총선에서는 우세한 표차이로 대구 수성갑의 여당 의원이 됐다(사진:김부겸 홈페이지)

김 후보가 당선된 대구 수성갑은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우는 여당의 텃밭 지역 중에서도 핵심 지역이다. 또한 상대 후보 역시 만만치 않았다.

김부겸 후보의 상대는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로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한명이다. 하지만 김부겸 후보는 62.3%(84,911표)로 김문수 후보의 37.7%(51,375표)를 압도적인 표차이로 제치고 대구 수성구의 민심을 사로잡았다.

김 후보는 14일 당선소감문을 통해 “변화를 바라는 대구시민의 열망이 야당 국회의원의 당선이라는 역사를 썼다”며 “이는 시민 자존심을 짓밟은 중앙정치에 대한 경고”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62.3%(84,911표)로 김문수 후보의 37.7%(51,375표)를 제치고 대구 수성구의 민심을 사로잡았다(사진:김부겸 홈페이지)

그러면서 “지난 4년 동안 민심의 바다에서 한국 정치가 무엇을 못 보고, 무엇을 제대로 못했는지 처절하게 깨달았다”며 “내편과 네편으로 나누는 정치를 넘어 여야가 협력할 때는 협력하고 싸울 때는 분명한 대안을 내놓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후보는 “지역주의도 진영논리도 계파정치도 거부하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며 자신을 뽑아준 수성구민과 대구시민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더민주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호남의 여전한 ‘반문정서’를 확인하면서 주춤한 지금 김 후보는 이번 총선 승리로 인해 단번에 야권내 유력한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다. 그의 국민을 향한 뚝심이 대구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