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장중구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0대 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24일 의결이 보류된 5곳을 당 대표 직인을 찍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새누리당 공천의 막바지가 파국으로 치달았다. 이 지역은 비박계 의원들이 공천 배제되고 모두 진박계 인사들로 채워진 지역들이다.

김무성 대표 직인 봉인...정치적 승부수 띄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공천 과정에서 당헌 당규에 따라 원칙과 정도의 길을 갔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 수없이 생겼다”며 “공천 과정에서 그동안 당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를 아끼지 않은 많은 사랑하는 동지들이 당과 멀어졌다”며 국민공천제를 통해 그렇게 막고자 했던 ‘탈당과 당내 분열’이 되풀이 된 것에 자괴감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서울 은평을, 송파을, 대구 동구갑, 동구을, 달성군 등 최고위 의결이 보류된 5곳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의결을 하지 않고 무공천 상태로 남기겠다는 뜻을 밝히며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사진:새누리당 홈페이지)

그러면서 김 대표는 “잘못된 공천을 최소한이나마 바로 잡아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최선의 길이고 당헌당규를 지키고 올바르게 적용하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확신했다”며 서울 은평을, 송파을, 대구 동구갑, 동구을, 달성군 등 최고위 의결이 보류된 5곳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의결을 하지 않고 무공천 상태로 남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의결이 보류된 5곳은 서울 은평을, 송파을, 대구 동갑, 대구 동을, 대구 달성으로 비박계 학살 공천이 자행된 지역이다. 비박계 의원들을 공천 배제한 새누리당은 다섯 지역구에 진박계 인사들을 단수 공천함에 따라 공천 과정에서 청와대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서 이한구 공천위원장의 지나친 월권 행동을 참아오던 김 대표가 공천 마무리 단계에서 대표 직인을 걸며 자신의 정치 인생의 승부수를 띄웠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상 걸린 친박계 최고위원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보류 지역 5곳의 공천안에 대한 대표직인 날인을 거부하고 이른바 '옥새투쟁'에 돌입한 김무성 대표의 당무 복귀를 촉구하는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요구서를 황진하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보류 지역 5곳의 공천안에 대한 대표직인 날인을 거부한 김무성 대표의 당무 복귀를 촉구하는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요구서를 황진하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사진:새누리당 홈페이지)

원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대표께서는 지금 당이 비상사태이고 총선을 앞두고 시급한 상황에 처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속히 당무에 복귀하셔서 최고위원회를 주재하시고 공관위의 결정사항과 또 당의 총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안들을 처리해 주실 것”을 요청했다.

이어 원 원내대표는 “당의 직인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당의 직인은 당사에 보관되어 있어야 마땅한데 지금 당의 직인 두 개가 당사에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당의 직인을 하루빨리 당사에 반납을 하셔서 공적인 당의 직인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셔야 될 것”이라 경고했다.

이에 김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가 선거 활동을 하다 급히 상경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대표직인은 당사에 존재한다”고 말하며 “당무를 거부한적 없다”고 반박하며 최고위 소집에 응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보류 지역 5곳에 대한 무공천 방식에는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한편 서울 은평을의 이재오 의원, 대구동갑의 류성걸 의원, 대구동을의 유승민 의원 등 공천배제된 비박계 의원들은 모두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밝히며 당과 돌아섰다.

새누리당은 서울 은평을에 유재길 새은평미래연대 대표, 송파을에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대구 동갑에는 역시 진박 인사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대구 동을에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대구 달성에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을 각각 공천하며 진박 인사들로 채웠다.

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24일부터는 공직선거법 49조에 따라 당적 이탈과 변경이 금지되어 김 대표가 끝까지 대표직인 날인을 거부할 경우 보류 지역에 공천된 5명의 후보들은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 5곳의 지역에 새누리당 후보는 출마하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