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장중구 기자] 새누리당이 마지막까지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유승민 의원을 사실상 공천 배제하며 공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유 의원은 후보자 등록일을 불과 한시간여 앞두고 탈당을 선언하며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선언했다. 비박계 김무성 대표는 유 의원의 지역구의 무공천을 주장했으나 이한구 의원장은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유 의원의 지역구에 공천하며 유 의원을 향해 맹비난을 날렸다.

유승민 등 떠밀려 탈당하다

유 의원은 23일 밤 대구 용계동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저는 헌법에 의지한 채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며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말해 탈당과 함께 20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공식 선언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3일 밤 탈당을 선언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할 뜻을 밝혔다(사진:유승민 블로그)

그러면서 유 의원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는 국민 권력을 천명한 우리 헌법 제1조 2항"이라며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 권력이 저를 버려도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 의원은 “당을 사랑했기에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이 참 가슴이 아프다”며 “결국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저와 함께한 죄밖에 없는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 비박이라는 편가르기만 있었을 뿐"이라며 국민 앞에 참으로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유 의원은 당의 공천 과정에 대해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이라며 다시 당으로 돌아와 보수 개혁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국민을 향해 뜨거운 지지를 호소했다.

이한구 강도 높은 비난으로 확인사살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 한 의원이 당을 떠나면서 정의와 원칙을 주장하면서 권력이 자신을 버렸다며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했다"면서 “정치적 희생양 행세하는 것도 청산해야 할 구태정치”라 말해 직접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어제 탈당한 유승민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에 이재만 전 동구청창을 단수추천하며 유 의원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으로 정치적 확인사살에 들어갔다(사진:ytn)

그러면서 이 공관위원장은 "본인이 행동을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라는 그럴싸한 말로 미화하고 오히려 자신만이 잣대를 국민들한테 설득하려고 했다"며 “그 분은 버려진게 아니라 스스로가 집권여당의 무거운 책임을 던져버렸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정부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막아서는 법을 정부의 만류에도 통과시켜 기어코 대통령이 비토권을 발동하도록 만든 것이 당 정체성 위반"이라면서 “당 정체성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이해가 안간다”고 지적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우리당에 입당한 이래 꽃신 신고 꽃길만을 걸어왔다. 당의 텃밭에서 3선의 기회를 주고 항상 당의 요직을 맡겼다”라며 “우리당을 모욕하고 침 뱉으며 자기정치를 위해 떠난 것이다. 인간적 측면에서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강도 높은 비난으로 정치적 확인사살을 강행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진박계로 분류되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단수 추천했다.